잘 흘린다지만 그게 인생인 여자, 질투가 많다고 하지만 뒤끝과 한끝 차이인 남자. 이 가상 커플이 인기다.
요즘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서 가장 재미를 주는 커플은 배우 남궁민-가수 홍진영이다. 예능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와 스튜디오에서 튀어나온 가수는 안 어울릴 것 같았지만, 그 '다름'이 조화를 이루는, 제법 잘 어울려가는 한 쌍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12일 방송에서는 이들이 지인을 만났다. 홍진영의 절친들인 코요테 신지와 스피카의 주현. 가상 아내의 여자 친구들을 만난 남자는 잔뜩 긴장해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남궁민은 첫 예능 도전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한 구석이 있다. 부드럽고 차분하게 분위기를 맞춰가며 할 말을 다한다. 이에 초반에는 남궁민에 대해 긴가민가 했던 신지나 주현도 나중에는 홍진영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며 그의 장점을 인정했다.
상대방의 친구들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는 법.
이날 남궁민은 신지와 주현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라며 "(홍진영이) 왜 이렇게 끼를 부리는 거냐"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에 신지는 "그건 끼가 아니라 그냥 인생이다"라고 남성이 보기에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애교가 많은 것이 홍진영의 천성, 타고난 기질임을 전했다. 언니로서 전하는, 무언의 '그러니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좋아해라'는 의미가 깔려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언제나 당당하고 솔직하지만 자꾸 남궁민 앞에서는 조금 부끄러워지는 홍진영은 "뭘 자꾸 흘린대"라며 민망한 듯 투정을 부리기도.
반면 스스로 '질투왕' 임을 인정한 남궁민은 자기 자신을 다잡아야 했다. 그는 신지와 주현에게 "진영이 남자한테 무슨 안 좋은 과거가 있냐"고 물었고, 이에 신지는 "연관검색어에 홍진호 말고 못 봤냐"고 되물었다. 이에 남궁민은 "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신지는 이를 수습하려 "어차피 진영이도 쿨하게 이야기 했었고 많은 분들도 아는거고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친했던거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진영은 "난 만났었어"라고 솔직 당당하게 연관검색어 남성과 교제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남궁민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차피 아니까. 공개연애였다. 오빠는 공개연애만 안했을 뿐이지 할거 다 했지 않냐. 왜 나만 당하냐"고 말하는 홍진영의 모습은 매력있었다. 이게 방송인 홍진영으로서의 인기 요인이기도 하다.
'얼음'이 된 남궁민에게 신지는 "진짜 집착이 심하신 거 같다. 집착이라는 표현보다 뒤끝이 있다. 구속까지 하면 쓰리 콤보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을 건넸다.
이 커플의 미덕은 '받아들임'이다. 상대방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맞추려고 하는 것.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하기 보단 자기 자신을 상대방을 위해 조절하는 것. 남궁민은 이날 홍진영을 점점 이해하고 진심으로 그녀에게 마음을 여는 중이라고 말했고, 홍진영은 다른 예능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에서 슈퍼주니어 규현에게 윙크를 보낸 건 카메라 타이밍의 실수라고 말했다. 변명일지라도 상대방을 위한 하얀 거짓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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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