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울산, 차이가 뚜렷했던 이동국과 김신욱에 대한 의존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4.13 06: 30

필드골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에 대한 의존도 차이에서 비롯된 모습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지난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울산 현대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2경기서 1무 1패로 부진했던 전북은 이날 승리로 4승 2무 2패(승점 14)가 돼 2위로 도약했다. 또한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 8경기 홈 연속 무패(7승 1무)를 기록하기도 했다. 울산은 4승 1무 3패(승점 13)가 돼 3위로 떨어졌다.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양 팀의 대결은 많은 관심이 모였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 개막 후 진행된 혹독한 일정 때문에 경기력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 페널티킥이 전북에 주어졌고, 키커로 나선 이동국이 골키퍼 김승규를 속이는 침착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전북을 승리로 이끌었다.

페널티킥골 외에는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필드골이 하나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전북과 울산이 지속적으로 슈팅을 주고 받았음에도 골라인을 통과하는 슛은 없었다. 하지만 필드골이 없다는 결과가 같더라도, 과정까지 같은 것은 아니었다. 전북의 공격이 위협적이었던 반면, 울산의 공격은 무디다는 느낌이 확연했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의존도 차이였다. 울산은 주포 김신욱에 대한 의존이 심했다. 그러나 김신욱이 슈팅 1개에 그칠 정도로 고립되는 모습이 보이자 모든 공격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상운과 박용지가 측면 침투를 통한 기회를 만들어 보려 했지만, 약속된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으면서 이렇다 할 모습을 만들지 못했다.
전북도 김신욱과 같은 클래스의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이 있었다. 하지만 이동국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동국이 상대 문전을 휘저어 놓으면 마르코스 혹은 이승기가 2선에서 침투해 기회를 엿봤다. 또한 좌우 측면에서 이재성과 한교원이 크로스를 올리는 것 외에도 문전으로 돌파해 기회를 만들었다. 울산 수비진이 이동국에 대한 수비를 집중하는 사이 발생하는 틈을 노린 것이다.
울산은 김신욱만을 이용한 공격이 대부분이었다. 김신욱을 타깃으로 한 긴 패스는 분명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전북의 대처는 훌륭했다. 중앙 수비수 듀오 김기희와 윌킨슨이 제공권을 놓고 대응했고, 놓치더라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처리를 제대로 했다. 김신욱이 2선으로 내려올 경우에는 이강진이 김신욱을 묶어 놓으면서 역습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전북에서 이동국은 공격 루트의 한 부분에 속했다. 또한 전북은 이동국의 존재감을 이용했다. 득점력이 높은 이동국을 울산이 소홀히 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생기는 빈 틈을 통해 침투했다. 전반 31분 최철순의 긴 패스를 이동국이 받아 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한교원에게 바로 내준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동국에게 수비의 관심이 쏠려 한교원의 침투를 막지 못했고, 뒤늦게 골대쪽으로 뛰어들어가던 수비진은 한교원의 크로스를 대처하지 못하고 자책골로 연결할 뻔 했다.
물론 전북의 공격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분명 시즌 초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전과 부산 아이파크전에 보여준 것과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울산을 흔들기에는 충분한 위력이었다. 이와 달리 울산은 김신욱이 막히면서 공격의 날카로움을 잃었다. 최근 3경기서 단 1골도 넣지 못한 울산으로서는 김신욱만 의존하는 공격 루트가 아닌 김신욱을 활용할 수 있는 공격 루트의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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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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