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넥센 타선, 염경엽 감독의 남모를 고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13 07: 09

누구도 모를 고민이다. 넥센 염경엽(46) 감독의 고민에서 무시무시한 넥센 타선의 힘과 마운드의 문제를 알 수 있다.
넥센은 9개팀 중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방망이의 팀이다. 시즌 초반부터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팀 타율 2위(.297) 장타율(.510)·출루율(.396)·홈런(20개) 1위에 랭크돼 경기당 평균 득점도 6.31점으로 리그 최다. 부진하던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까지 하위타선의 핵으로 자리 잡아 어디 하나 쉽게 볼 수 없는 타선이 완성됐다.
강력한 타선의 힘으로 넥센은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넥센은 올해 8승 중 5승이 역전승인데 이 가운데 4승이 6회 이후 경기 중후반에 뒤집은 것이다.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넥센은 4승5패(.444)로 나머지 8개팀의 같은 조건 승률(.167)을 크게 압도한다.

지난 5일 마산 NC전에는 3-6으로 뒤지던 경기를 9-6으로 역전시켰다. 7회에만 홈런 포함 5점을 몰아쳤다.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7회까지 1-6으로 끌려다니며 패색 짙었지만 8~9회에만 홈런 포함 3점씩 대거 6점을 폭발시켜 7-6으로 뒤집었다. 마지막 2이닝에 5점차를 극복할 정도로 세다.
강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이지만 그 나름대로 고민을 안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를 쉽게 포기를 못한다. 타선이 강하니까 자꾸 투수들을 쓰게 된다.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센 투수를 내보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이러다 불펜 과부하가 걸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넥센은 11일 한화전에도 4-6으로 뒤진 8회 필승조 송신영을 투입했다. 9회 공격에서 보란듯이 역전했고, 마무리 손승락이 4일 연속 나와 경기를 매조졌다. 8경기에 등판한 손승락을 필두로 송신영·한현희·조상우 등 필승맨들이 7경기씩 나왔다. 팀이 치른 13경기 중 7경기로 절반 이상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염 감독은 "가끔씩 쉽게 지는 경기도 나와야 필승조들을 쉬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방망이가 워낙 좋으니 포기할 수 없다. 감독으로서 투수를 운용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며 웃어보였다. 128경기의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기에 '전략가' 염 감독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호투가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이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면 불펜 아끼며 큰 소모없이 이길 수 있다. 넥센은 선발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게 6경기로 가장 많다. 그런데도 이 6경기에서 3승3패를 한 것은 그만큼 타선의 힘이 뒷받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염 감독만의 남모를 고민, 결국은 투수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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