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림 "로코물, 이제는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OSEN 임승미 기자
발행 2014.04.13 07: 57

배우 송재림은 지난 3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극중 그는 단동을 지배하는 조직 최고의 실력자 모일화로 분해 호연을 펼쳤다.
그동안 송재림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트윅스' 등에서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감격시대'에서도 묵직한 연기로 주인공 신정태(김현중 분) 못지 않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송재림은 대사보다는 액션과 눈빛으로 말하며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었다.
'감격시대'는 SBS '쓰리데이즈'와 MBC '앙큼한 돌싱녀'와의 박빙의 승부에서 최종회가 시청률 1위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좋은 성적은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송재림은 ‘감격시대’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모일화라는 캐릭터에 애착을 많이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끝나고 나니 먹먹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연인과의 이별에 비유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모일화를 보내는 게 힘든 이별이 될 거 같네요.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하지만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보내기 어려워요."
모일화로 살아온 송재림은 등장할 때마다 액션신을 소화해야만 했다. 거칠고 강한 액션신을 소화해 내는 일이 절대 만만치 않았을 터. 송재림은 신정태(김현중 분)와 클럽 상하이를 두고 1대 1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이 장면을 촬영하는 날 유독 추워서 고생을 했다는 에피소드도 함께 들려줬다.
"아무래도 남자와 주먹에 관한 이야기다 보니까 액션은 빠질 수 없었는데요. 사실 저보다 고생이 많았던 건 김현중이었어요. 김현중의 열정을 보면서 에너지를 받기도 했고요. 또 각자 사용하는 무술이 다르다 보니까 액션의 합을 맞춰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촬영이 진행될수록 촬영장 분위기는 좋았던 거 같아요. 얼굴 매일 마주 보는 사이고 저희끼리 불협화음 날 일은 전혀 없었어요. 모든 출연자끼리는 농담도 많이 하고 쉬는 시간에는 연출, 카메라, 조명팀 이랑도 터울 없이 지냈고요."
송재림은 ‘투윅스’에서는 차가운 킬러 역이었고, ‘해를 품은 달’에서는 듬직한 호위무사였다. ‘감격시대’에는 무술 고수를 맡으며 남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강한 이미지의 역할을 주로 맡아온 송재림. 그는 첫인상이 차가워서 강한 역할을 많이 하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낯을 많이 가려서 그런지 첫인상이 차가운 편이에요. 고양이처럼요. 사실 친해지면 오지랖도 넓고 잔정도 많이 주거든요. 그래도 많은 사람을 알고 싶지는 않아요. 휴대폰에 저장된 사람들이 이제 겨우 100명이 넘었거든요. 그냥 기존 사람들과 깊게 가고 싶어요. 그리고 제 성격이 쾌활한 거 같지는 않아요. 가끔은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 해가 될 때가 있지만 섬세한 작업을 할 때는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소심하고 소극적인 사람이 상대의 마음을 잘 파악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거든요."
이렇듯 줄곧 많은 작품에서 강한 캐릭터를 소화한 송재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 로맨틱 코미디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재림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연기와 다양한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는 한가지 캐릭터에 얽매여서 이미지 관리를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덧붙였다.
"로맨틱 코미디도 이제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사실 사랑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주름도 더 있게 하고 수염도 길러보고 했었어요. 그런데 30대가 되니까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여러 스타일을 연기하고 싶은 거일지도 모르겠어요. 한가지 캐릭터에 얽매여서 이미지 관리를 하고 싶지 않아요.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힌다기보다 나만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갖고 싶기는 해요. 어떤 역할을 하면 송재림이 딱 떠오를 수 있는 캐릭터요. 그래서 여운과 잔상이 많이 남는 연기를 하는 게 최종 목표에요. 또 다작도 하고 싶고요."
 
이쯤 되니 송재림의 롤모델이 궁금해졌다. 누구나 그렇듯 살아가면서 삶의 지침이 돼주는 롤모델 한 명쯤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송재림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특별히 정해놓은 롤모델이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독창적인 캐릭터를 갖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롤모델은 없어요. 다 누군가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캐릭터를 관찰하는 거죠. 그냥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하더라도 어느 순간 그 사람이 롤모델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냥 여기저기서 찾는 스타일이에요. 어느 한 사람을 경외하면서 자취를 밟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독창성을 가진 캐릭터를 갖고 싶어요."
송재림은 진정으로 연기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는 연기를 위해 다니던 대학교를 휴학하고 배우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했다. 송재림은 단지 점수에 맞춰서 대학에 간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으며 하고 싶은 일을 미리 찾고 다양한 모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고 싶은 연기를 맘껏 하고 있는 그의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송재림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현장이란 말이 좋아요. 현장에서 함께 고생하는 사람들, 이들과 한배를 타고 같이 마지막까지 가는 게 굉장히 멋있어요. 그래서 일을 계속 더 하고 싶어요. 현장에 속했을 때 제 존재감을 확인하는 거 같거든요. 그리고 독창성이 있는 캐릭터를 갖고 싶어요. 또 여운 있는, 기억에 오래 남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현장 사람들과도 즐겁게 어울리면서 현장을 즐기며 자만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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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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