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 "서지니와 강동석, 구분해 봐줬으면"[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4.13 09: 27

본업과 부업으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이서진이 사람, 또 배우로서 자신을 구분해 바라봐줄 것을 부탁했다.
이서진은 매주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과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할배'를 통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야말로 드라마와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참 좋은 요즘이다. '참 좋은 시절'에선 무뚝뚝하고 진중한 검사 강동석으로, 예능에선 오만가지 매력이 빛나는 짐꾼 서지니로 살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헤어숍에서 OSEN과 만나 작품에 녹아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또 리얼 버라이어티 속 꾸밈없이 솔직한 이서진으로서 상반된 자신의 모습을 설명했다.

이서진은 "'꽃할배' 같은 경우는 원래의 내 모습이고 '참 좋은 시절'은 배우로서 연기를 하는 모습이니까 구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두 프로그램이 같이 방송을 타기 전까지는 나도 몰랐다. 그런데 저도 금, 토, 일요일 방송들을 다 보면서 시청자분들한테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금요일엔 (꽃할배) 본모습이 나가고 토, 일요일엔 (참 좋은 시절) 배우로서 연기하는 모습이 나가는데, 아무래도 배우로서는 본모습처럼은 다 보여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꽃할배'에서는 나란 사람의 복잡한 감정들이 다 표현이 되고 꾸밈이 없는 거다. 그곳에서 온갖 돌발 상황들이 생기고 그에 따른 내 반응들이 다 담기더라. 하지만 연기는 그렇지 않지 않나. 배우로서는 연기를 하면서 다채로운 감정을 내 마음대로 표현할 수는 없는 거다. 다른 캐릭터들과 맞춰가야 하고 장면이란 게 한정이 되어 있고 그에 따라 연기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실제의 내 모습보다 단조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설명은 '참 좋은 시절' 속 강동석 역할이 아직까지 감정을 다 폭발시키지 못하는 단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강동석은 어린 시절의 가난과 그에 따른 고통을 자양분 삼아 자수성가한 엘리트 검사이지만 가족들에게나 좋아하는 여인(차해원)에게나 속마음을 제대로 터놓지 못하는 다소 폐쇄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쉽게 말해 표정이 없다. 극 초반 그는 크게 인상을 쓰는 일도 마음 놓고 웃음을 터뜨리는 일도 없는 절제의 연기를 선보였다.
이서진은 "10회가 넘어가도록 대본에선 한 번도 웃는 장면이 없었다. 보시는 분들이 단조롭게 보실까봐 걱정이다. '이서진은 왜 연기를 안해?', '연기를 못하는 앤가? 만날 똑같은 표정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라며 "상대적으로 '꽃할배'에선 내가 다채롭게 보이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은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난 배우로서 작가와 연출을 믿고 따라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감정을 최대한 절제해야 하고 억눌러야 하고 표현하지 않아야 하는 게 내 드라마 속 내 캐릭터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서진은 "'꽃할배' 속 이서진과 드라마 속 강동석 검사를 다르게 봐주셨으면.. 거기선 이서진인거고 여기선 배우인거다. 하하하"라고 덧붙이며 특유의 보조개 미소를 발사했다.
결론적으로 실제로 만난 이서진은 역시나 '서지니'에 가까웠다. 그 특유의 개구쟁이 같은 웃음소리도, 은연중에 튀어나오는 투덜이 말투도, 하지만 매너 가득한 인사까지 '꽃할배'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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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방송 캡처, 삼화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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