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위대한 탄생'에서 달달하게 여심을 녹이던 에릭남이 발랄한 댄스음악으로 컴백했다. 난생 처음 안무에도 도전한 그는 "힘든 시간을 지나 이제 내 색깔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발표한 신곡 '우우(Ooh Ooh)'는 스윗튠이 만든 상큼발랄한 댄스곡으로 처음 본 여성에게 빠져버린 상황을 맛깔스럽게 그려냈다. 1년여의 다소 길었던 공백기간 동안 가이드 작업 등을 하며 여러 의견을 참고한 결과, 이같은 곡이 딱 어울린다는 반응이었다.
"작곡가 형들과 지내며 다양한 가이드 작업을 해봤어요. '위대한 탄생' 때는 이미지 상 발라드로 갔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비트있는 게 어울릴 것 같다고 해주시는 거예요. 저도 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안무에도 도전했죠."

물론 퍼포먼스라는 게 조금 준비한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 노래가 정해진 다음 한달 가량 거의 매일 안무 연습에만 매달렸지만 여전히 쑥스러운 수준이다.
"제가 막 열심히 하는 것 보다는 저한테 어울리는 안무를 짜서, 제가 못추는 걸 커버하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안무가 형이 처음에는 '넌 안되겠다. 그냥 마이크 하나 들고 해. 걷는 것도 이상해' 그랬거든요.(웃음) 그런데 연습을 많이 하고 나니까 '그래도 불편하진 않아'라고 해주셨어요. 많이 부족하지만 첫 도전이니까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쭉 발랄한 음악을 하게 될까? 발라드 가수 이미지는 완전히 지우려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사뭇 표정이 진지해진다.

"발라드 가수는 발라드만 해야 될까요. 전 그걸 이해 못하겠어요. 저는 또 진짜 정통 발라드는 잘 못해요. 오히려 팝에 가까운데, 그것만으로는 한국에선 어려운 것 같아요. 어떤 장르를 정하기보다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데뷔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병행하고 있는 가이드 작업도 이같은 색깔 찾기에 도움이 된다. 그는 현재 3~4팀 아이돌그룹의 곡 가이드 작업 진행 중이다.
"스윗튠과 친해서 가이드, 코러스를 많이 해요. 그러다보면 제 발성이나 개성을 더 찾을 수 있죠. '이 노래는 인피니트에 맞춰서 불러야겠다'라고 하다보면 저도 새 색깔을 찾게 되는 거죠. '우우'도 가이드를 하다가 '이건 저 주시면 안돼요?'라고 해서 받은 곡이에요."
그는 가수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 MBC '섹션 TV 연예통신'에서도 하차했다. 내한 스타 맞춤형 리포터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새로운 소질을 찾게 됐다며 기뻐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친구가 온 느낌이라 좋았어요. 그들도 통역사를 거치며 얌전히 하다가, 마지막 순서 즈음 제가 나타나 스스럼 없이 하니까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스타는 제이미 폭스다. '스파이더맨2' 취재차 미국에 갔는데, 그와의 인터뷰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제가 LA서 피디, 스타일리스트, 현지 가이드 역할까지 다 해야 했어요. 너무 피곤했는데 인터뷰 시간을 딱 5분 준다는 거예요. 엠마 스톤은 3분 30초만에 끝나고 말았어요. 여기까지 왔는데 큰일났다 싶었죠. 그런데 제이미 폭스 형님은 말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질문을 두세개 밖에 못한 거예요. 인터뷰가 다 끝났는데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케이팝' 관련 질문을 했죠. 그랬더니 '강남 스타일'을 안다는 거예요. 나도 가수라고 했더니, 갑자기 제 노래를 들어주시고 거기 있는 에이전트에게 제 번호를 받아두라고 하셨어요. 트위터 멘션도 해주시고. 이후로도 에이전트와는 가끔 연락해요."
이쯤 되면 그를 '형님'이라고 부를만하다. 또래 가수들에 비해 사교성도 좋고 밝은 그는 지난해 힘든 공백시기를 지나 지금은 많이 밝아진 상태라고 했다. 미국에서 자라 한국에 건너와 겪게 된 혼란도 이제는 좀 덜하다.
"한국생활이 처음에는 힘들었죠. 한국에선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그러면 예의 없어보인다, 그런 말을 많이 들었으니까요. 늘 눈치보면서 이걸 말해도 되나 안되나 걱정하다보니 너무 답답했어요. 그래서 작년에 쓴 곡들은 많이 우울해요. 하지만 지나고보면 그게 다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이젠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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