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세바퀴’ 선우용여, 어느 중견배우의 망가짐의 미학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13 11: 13

“내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이 웃으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배우 선우용여가 데뷔 50년 동안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은 비결은 자신이 얻은 인기를 다시 대중에게 보답하는 마음가짐에 있었다. 선우용여는 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 출연해 고정 패널로 활약했을 때 거침 없이 망가지는 코믹 분장을 했던 것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날 ‘세바퀴’는 7년 방송 특집으로 선우용녀, 양희은, 이경실 등 이 프로그램의 기둥과도 같았던 과거 패널들이 한데 모였다. 선우용여는 중견 배우로서 하기 힘든 바보 분장을 하고, 가수 아이유의 무대를 재연했던 영상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더벅머리 가발을 쓰고 한 바보 분장은 안방극장을 주름잡는 연기자 선우용여의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배우로서 다소 충격적인 분장을 하면서까지 웃음을 선사했던 그는 흔히들 말하는 예능프로그램 출연 후유증에 대한 질문에 호탕한 면모를 드러냈다. 선우용여는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 재밌게 임해야 한다”면서 “모든 것을 발산하고 나서 방송을 보면 놀란다. 그래도 난 예능프로그램을 즐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모든 것을 발산하고 그것을 시청자들이 즐겁게 받아주시면 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강조했다.
배우로서의 신비로운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대중과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후배들을 뜨끔하게 만들 그의 한 마디였던 것. 1965년에 데뷔한 그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최근에는 때론 매서운 시어머니였다가, 인자한 어머니였다가 하며 연기 변신을 끊임 없이 하는 배우 중에 하나다.
연기자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그가 ‘세바퀴’라는 소위 말하는 ‘센’ 예능프로그램에서 거침 없이 망가지는 것을 택한 것은 그만큼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 했기 때문. 더욱이 시청자들이 자신의 모습이나 입담을 보고 웃으면 행복하다는 그의 지론은 왜 ‘세바퀴’를 비롯해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이 그를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다수의 출연자가 나오는 ‘떼토크쇼’에서 흥겨운 추임새를 넣을 줄 알고, 다른 출연자들에게 거침 없는 돌직구를 날리면서도 자신도 함께 망가지며 균형을 맞추는 노련한 자세는 많은 스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동시에 선우용여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장을 마련하고 디딤돌이 된 ‘세바퀴’의 매력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정감이 가는 스타들이 총출동해서 때론 물어뜯기도 하는 폭로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아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도 알고, 공통의 고민거리의 해결책을 찾기도 하는 시청자 친화형 토크쇼가 선우용여를 대중과 가까이 가게 만들었다.
jmpyo@osen.co.kr
'세바퀴'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