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퓨처스리그… 수원의 심상찮은 야구열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3 16: 38

수원의 야구열기가 심상찮다. 야구에 목마른 팬들이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모여들어 뜨거운 응원전을 벌이는 이색 광경이 연출됐다. 향후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3일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 2군(이하 LG)의 퓨처스리그 경기는 꽤 시끄러웠다. 보통 퓨처스리그 경기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열성팬, 선수들의 지인들이 아니라면 경기를 지켜보는 이도 드물다. 관중보다는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이 더 많은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13일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은 그런 퓨처스리그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깨부수고 있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삼삼오오 몰려든 팬들은 약 300여 명 가량. 일찌감치 kt 유니폼과 모자를 구매한 열성팬부터 가족단위 팬들까지 구성은 다양했다. 성균관대 야구장은 프로 선수들이 뛰는 정식 야구장이 아니라 관중석 규모가 협소하다. 1·3루 측에 마련된 간이 관중석은 경기 시작 전 이미 꽉 들어찼다. 그러나 나머지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관중석 근처에서 서서 경기를 지켜보며 홈팀 kt를 응원했다. 아예 간이의자를 준비해 경기를 보는 팬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kt의 한 관계자는 “홈 개막전 성격이었던 지난 8일 SK 2군과의 경기 때 이후 가장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에 kt도 팬 서비스를 했다. 이날 처음으로 응원단을 꾸려 1루에서 응원전을 주도했다. 정식 응원단장에 치어리더, 그리고 앰프까지 동원했다. 응원단이 응원을 주도하자 저절로 흥도 났다. kt 선수들의 안타, 탈삼진, 호수비 하나하나마다 뜨거운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원은 10구단 유치전 당시 자체 인구 약 100만 명에 수도권이라는 배후 상권을 가진 수원이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할 수 있는 최적지임을 대대적으로 부각시켰다. 현대가 잠시 머물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우리 팀’이라는 인식이 담길 kt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실제 이날 경기에서는 충분히 그런 가능성이 있음을 증명했다.
kt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구단 공식 홈페이지(www.ktwiz.co.kr)를 오픈해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비록 퓨처스리그에서 1년을 뛰어야 하지만 팬들의 열기를 아래서부터 미리미리 지펴 내년으로 이어간다는 심산이다. 수원구장 리모델링도 착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관중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팬들이 좀 더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볼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점차 선수단 윤곽을 갖추고 있는 kt가 팬심의 윤곽도 조금씩 그려나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kt 위즈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