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타자의 반란이었다.
1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와 롯데 경기시작 1시간전 양팀은 선발라인업을 주고 받았다. 롯데의 라인업에는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전날 8번타자로 나선 전준우가 9번에 앉았고 8번에는 문규현이 배치됐다.
전준우는 개막 이후 1주일 정도는 벤치멤버였다. 이날도 선발출전은 5번째였다. 이전에는 9번대타로는 나서긴 했지만 선발출전 9번은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자극을 받았을까? 그게 안성맞춤이 되었다. 솔로포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1타점 1도루. 필요할 때 소금같은 활약으로 팀의 6-3 승리와 위닝시리즈를 이끈 것이다.

먼저 3회 첫 타석. 0-1로 뒤진 가운데 강민호가 좌전안타로 출루했으나 문규현의 푸시번트가 실패해 1사1루가 됐다. 전준우는 KIA 선발 임준섭의 볼을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앞 안타를 날렸다. 그리고 2사후 2루 도루를 감행했다. 마침 KIA 포수 차일목의 악송구가 나와 동점. 자신은 정훈의 3루타로 홈을 밟는 등 3득점의 디딤돌 노릇을 했다.
5회 두 번째 타석은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얻어 3루까지 진출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활약은 7회 세 번째 타석이었다. 3-5로 쫓긴 가운데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투수 박경태의 3구 가운데 높은 직구(138km)를 끌어당겨 120m짜리 좌중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 홈런은 승부의 물줄기를 완전히 롯데쪽으로 가져오는 귀중한 것이었다. 롯데는 3점차에서 필승불펜을 가동해 KIA의 추가공격을 무산시켰다. 수비실책이 1개 있었지만 전날까지 1할1푼8리의 부진을 털어내는 활약이었다. 9번의 반란이 롯데의 주말을 즐겁게 했다.
전준우는 "오랜만에 잘맞은 타구가 나와 기분좋다. 오늘 경기를 통해 타격감이 나아졌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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