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동안 코트를 뜨겁게 달군 백구의 제전이 끝나고 프로배구가 휴식기를 맞았다. 챔피언결정전과 시상식까지 마무리되면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배구의 숨가빴던 2013-2014시즌을 돌아본다.
남자부는 삼성화재가, 여자부는 GS칼텍스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삼성화재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챔프전 7연패의 금자탑을 쌓았고, 통산 8번째 우승과 함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도 일궈냈다.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도 2007-2008시즌 우승 이후 6년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두 팀의 우승을 이끈 두 명의 '특급용병' 레오와 베띠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에이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며 상대의 전의를 꺾고 확실하게 득점을 올려준 해결사들은 나란히 MVP에 선정되며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레오는 2012-2013시즌에 이어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독식하며 남자부 최고의 용병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레오의 실력은 지난 시즌 이미 완벽하게 검증을 마쳤다. 한국 무대 데뷔 첫 해인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MVP는 물론 1188득점, 공격 성공률 58.34%으로 득점상과 공격상을 싹쓸이한 레오는 가빈의 공백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날렸다.
레오의 활약은 올 시즌도 변함없었다. 정규리그서 1084득점을 올리며 여전히 무서운 쿠바산 폭격기의 아성을 뽐냈고, 공격 성공률도 58.57%로 득점 1위를 고수했다. 퀵오픈과 시간차, 백어택과 서브 등 공격 부문에서 전체적으로 고른 활약을 펼친 레오는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우승 원동력 그 자체였다.
뿐만 아니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34득점, 57.33%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팀의 챔피언결정전 7연패와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1차전에서 부진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레오는 2~4차전에서 1차전의 부진을 만회하듯 상대를 압도하는 맹활약으로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한 레오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하며 가빈을 뛰어넘는 삼성화재의 新 에이스로 거듭났다.
남자부에 레오가 있다면 여자부에는 베띠가 있다. 여자부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꼽으라면 언제나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베띠지만, 한국무대에서 뛴 지난 두 시즌 동안 유독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베띠가 2전3기만에 드디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 무대에서 뛴 지 3시즌 째인 베띠는 2008-200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흥국생명에 패해 우승을 놓쳤고, 지난 시즌에는 IBK기업은행에 패해 또다시 챔피언의 꿈을 미뤄야했다. 하지만 베띠는 우승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세 번째 시즌인 올 시즌,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정규리그 873득점, 공격 성공률 46.70%로 2위를 기록한 베띠의 활약이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베띠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 카리나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에이스 대결에서 앞서나갔다.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퍼붓는 베띠의 맹공은 IBK기업은행이 알면서도 손쓸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3차전 50득점으로 대포를 뜨겁게 예열한 베띠는 4차전에서 남녀부를 통틀어 챔피언결정전 최다 득점 기록인 54득점을 기록했고, 마지막 5차전에서는 자신의 기록을 1점 더 끌어올리며 55점으로 맹폭했다.
정규리그 MVP는 IBK기업은행의 이효희에게 양보했지만, 그토록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베띠는 모든 것을 이룬 표정이었다.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된 베띠는 "세 번째 이기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며 우승에 모든 기쁨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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