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한 번도 보지 못해 알지 못하고, 이름은 다른데 자꾸 익숙한 모습이 느껴진다. 여기에 알듯 모를 듯한 애틋한 감정까지 더해졌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극본 윤지련, 연출 박신우) 4회에서는 성장한 박동주(딜런박/이상윤 분)가 첫사랑 윤수완(구혜선 분)에게 일부러 거리를 두는 모습이 그려졌다. 수완에게 이미 연인 강지운(김지석 분)이 있다는 사실과 자신이 친아버지처럼 따랐던 윤재범(정진영 분)이 두 사람의 결혼을 소원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
동주는 수완을 찾고 기뻐했지만 그에게 이미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상심했다. 더불어 그를 친아들처럼 키워준 재범이 수완과 지운이 연결되길 바라기 때문에 그는 묵묵히 아들 노릇을 하며 수완을 잊기로 결심했다. 그러면서도 수완이 환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나서고, 환자를 잃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도와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수완에게 철저하게 선을 긋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동주는 수완에게 일부러 차갑게 대했고,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묻는 수완을 모른 척하며 자신을 숨겼다. 자신이 동주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야 수완과 재범 모두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 이것이 재범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동주는 수완에게 점점 멀리 떨어졌지만 수완은 그런 동주에게서 과거 첫사랑(강하늘 분)을 느꼈다. 이름도 다르고,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알아볼 수는 없지만 무의식중에 애타게 그리워하는 첫사랑을 생각했다. 묘하게 겹쳐지는 두 사람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애써 동주를 부정했다.
그러면서 수완은 환자를 잃고 찾은 천문대에서 우연히 동주를 만났다. 수완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애타게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첫사랑에 대해 털어놨고, 동주는 눈앞에 있으면서도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는 자신의 상황에 눈물을 흘렸다.
12년 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재회한 동주와 수완의 마음은 온전히 서로에게 향해있지만 또 서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라 더 애틋하다. 동주는 재범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또 수완에게는 이미 지운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더 꽁꽁 숨기고 있다. 수완 역시 동주를 미워하면서도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수완의 아버지가 그에게 세상의 빛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동주의 어머니 사망 사고에 관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두 사람은 또 다시 헤어져야만 한다. 재회한 두 사람이 의도치 않게 끝나버린 첫사랑의 고리를 다시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엔젤아이즈'는 아픈 가족사 때문에 첫사랑을 떠나보낸 남녀 주인공이 12년 후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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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