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차 개그맨 정명훈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공개된 새 코너 ‘선배 선배’를 통해 능청연기를 완벽 소화, 코너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 것. 특히 정명훈이 수차례 반복한 “아이고 의미없어” “아이고 아쉽다”는 네티즌들이 곧바로 패러디에 나서며 유행어 등극의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개콘’에는 새 코너 ‘선배 선배’가 첫 방송 됐다. 이수지, 홍나영, 조수연이 학교 선배 정명훈에게 조언을 구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은 ‘선배 선배’는 이수지 특유의 특급애교와 정명훈의 영혼 없는 리액션이 어우러져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수지는 “우리 학교 야구부에는 야구부의 프린스, 나만의 첫사랑 근지 선배가 있습니다. 근지 선배 너무 멋있어 하트 뿅뿅”이라며 류근지를 소개했다. 이어 류근지에게 고백할 계획을 세운 수지는 근지의 절친인 명훈에게 특급애교를 부리며 근지의 이상형을 질문했다.

그러나 수지의 애교를 외면하던 정명훈은 “나도 근지선배를 좋아하고 근지 선배도 날 좀 좋아하고”라는 수지의 말에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에 수지가 “선배 마이너스 100점”이라고 외치자, 정명훈은 “아이고 아쉽다”라고 영혼없이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수지는 근지의 이상형을 묻기 위해 애교를 부렸지만. 이를 쳐다보지도 않던 정명훈은 “애교 계속 부릴 거니. 그럼 빨리 알려줘야겠구나”라며 “근지는 선에 약해. 목선. 턱선. S라인”이라고 조언했다.
수지는 “선배 고마워요. 선배 플러스 100점”이라고 귀엽게 외쳤지만, 정명훈은 여전히 “아이고 의미없다”라고 감정 없이 답했다. 특히 수지가 S라인을 강조하며 웨이브 댄스를 추기 시작하자, 정명훈은 “여기서 하지마. 듣기만 해”라고 덧붙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렇게 ‘선배 선배’는 이수지 특유의 오버스러운 애교와 함께 정명훈의 능청스러운 선배 연기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평범한 대화와 인트로, 반전의 모멘트는 없지만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듯한 정명훈의 익살스러운 리액션이 웃음을 선사한 것. 이에 방송 후 SNS 등에는 정명훈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호평하는 반응이 이어지며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개콘’은 지난 달 ‘댄수다’, ‘고조쇼’, ‘초보뉴스’를 대거 폐지하며 변화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 ‘취해서 온 그대’, ‘사건의 전말’, ‘숨은 표절 찾기’, ‘어른들을 위한 동화’ 등 새코너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선배 선배’는 '개콘'의 대표 코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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