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방망이마저 터지지 않는다. 더 이상 마운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화가 지난 주말 넥센과 대전 홈3 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시즌 두 번째 스윕패. 주중 NC와 마산 원정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으나 거짓말같은 3연패로 상승 무드가 꺾였다. 시즌 4승9패로 승률 3할8리.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지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는 시즌 전 우려대로 마운드에서 찾을 수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5.38로 9개팀 중 가장 높다. 선발(5.40) 평균자책점이 최하위이며 불펜(5.36) 평균자책점 역시 6위로 평균 이하다.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 14개에도 나타나듯 수비마저 안 도와준다.

그런데 강점이라던 방망이마저 침묵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2경기에서 넥센 마운드에 연이틀 2득점에 묶였다. 팀 타율(.238)과 장타율(.348) 모두 9위에 그치고 있으며 출루율(.368)도 8위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3.85점으로 유일하게 4점도 안 되는 팀이 한화다.
한 번 막히면 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올해 1득점 1경기, 2득점 5경기로 2득점 이하 경기가 6차례나 된다. 득점권 타율이 2할5푼으로 8위에 머물러 있고, 팀 잔루는 112개로 리그 최다 기록이다. 시즌 전 타선 만큼은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속빈 강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타선의 연결이다. 1번 이용규가 어깨 수술 후 재활을 마무리하지 못한 여파인지 11경기에서 42타수 8안타 타율 1할9푼, 출루율 2할6푼1리로 기대를 밑돈다. 2번 정근우가 4할대(.431) 출루율도 꾸준히 출루하고 있으며 3번 펠릭스 피에도 아직 홈런은 없지만 3할대(.327) 타율, 4할대(.404) 출루율도 찬스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중심타선에서 해결이 안 된다. 4번 김태균은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5번 타선 부진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최진행의 부상 공백 속에 고정된 5번 타자가 없다. 정현석(.276) 고동진(.125) 김회성(.000) 송광민(.000) 등이 번갈아 맡았으나 5번 타순만 들어가면 침묵했다. 5번 타순의 타율이 1할8푼8리이며 4타점밖에 내지 못했다. 상대는 김태균과 승부하거나 좋은 공을 줄 필요성을 못 느낀다.
김응룡 감독은 "5번 타순만 들어가면 타자들이 못 친다. 차라리 김민수를 5번으로 넣어야 하나?"라며 고민을 토로한 뒤 "이용규가 수비를 나가야 최진행을 쓸 수 있는데 언제쯤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이용규 본인은 6월 이후에야 수비가 가능하다고 한다. 빨리 수비에 쓰고 싶어도 감독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최상의 라인업을 구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공격마저 막히기 시작한 한화, 과연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