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했다".
넥센 외야수 유한준(33)의 몸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른바 벌크업으로 몸을 키웠다. 지난해까지 공식 프로필상 체중은 85kg이었다. 186cm 큰 키로 인해 호리호리한 몸매였다. 그런데 올해는 공식 프로필 체중이 97kg으로 올랐다. 보통 90kg을 유지했는데 지난 겨울 혹독한 몸 만들기로 100kg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후에는 2kg가 빠져 98kg.
유한준은 "남들은 놀고 먹는 줄 알고 오해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작년 시즌을 마친 뒤 (이지풍) 트레이너 코치님이 짜주신 식단으로 몸을 만들었다. 단순히 살만 찌우는 게 아니라 근육량을 늘리는데 집중했다. 원래 살 찌는 체질이 아닌데 아니지만 고구마와 닭가슴살을 목 구멍이 찰 때까지 먹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여기서 임팩트가 없다면 끝날 수도 있다.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한 때 넥센의 중심타자로 부동의 주전이었던 유한준이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 이적생 및 외국인선수 가세로 더 이상 외야 한 자리를 장담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유한준은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한 지난 2년간 팀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문)우람이나 (강)지광이가 성장하고 있고, 외국인 타자 등 새로운 선수들도 많이 들어왔다"며 "올 시즌을 백업으로 시작헀지만,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도전하는 마음이었다. 감독님께서도 다시 주전 자리를 찾아보라며 힘을 주셨다"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벌크업 된 유한준은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2010년 이상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14경기에서 43타수 15안타 타율 3할4푼9리 3홈런 16타점. 2루타 6개, 홈런 3개로 안타의 절반 이상이 장타라는 점이 눈에 띈다. 16타점은 리그 전체를 통틀어 1위인데 무려 5할7푼1리의 득점권 타율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한준은 "심리적으로도 좋은 쪽으로 변화가 생겼다. 타점 1위인 것도, 득점권에서도 잘 맞는 것도 멘탈의 변화인 듯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 다행이다. 남은 시즌 동안 지금 체중을 잘 유지하는게 중요할 듯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염경엽 감독은 "요즘은 한준이 덕분에 계속 경기를 이기고 있다"며 "한준이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많이 갔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한준은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러 교체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었다. 벌크업 된 유한준의 무한질주는 결코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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