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kt가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프로 수업’을 받고 있다. 아직 보완점이 많다는 평가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과 선수들의 눈매도 날카롭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1년간 예비 기간을 갖는 kt는 13일 현재 12경기에서 6승6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딱 5할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퓨처스리그 북부리그는 6개 팀 중 5개 팀이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전력차가 크지 않다. 신예들이 대부분이라 아직은 2군 전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kt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라는 것이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프로 구단 역사상 최장기간 해외 전지훈련을 치르며 팀의 기틀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의 1군 경험이 없는 가운데 체력부터 전술까지 모든 것을 하나하나 만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kt의 팀 스케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실전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매일 보완하는 반복 학습이다.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나아지는 구석이 있다는 게 조 감독의 이야기다.

“감상하고 평가할 시간조차 없다. 선수도 부족하다”라고 고충을 토로한 조 감독은 “수비와 주루에서 엉뚱한 실수가 많이 나오고 있다. 마운드도 아직 선수들의 기량이 부족하다. 연습해도 될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구속이 갑자기 늘어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냉정한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강훈련과 거듭되는 경기 속에 점차 발전하는 모습도 있다는 것이 조 감독의 이야기다. 경험 부족, 상황 대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실전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몸으로 배우고 있다. 조 감독은 “조금씩 좋아지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전지훈련 당시와 비교하면 나아졌다”라면서 “앞으로 계속 좋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만들어가야 한다”고 구상을 드러냈다.
결국 강한 훈련을 통한 문제점 보완이 답이다. 실제 kt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kt의 팀 훈련은 오전 9시경부터 시작된다. 오후 1시 퓨처스리그 경기에 맞춰 움직이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임시 홈구장인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과 실내연습장에서 ‘나머지 훈련’을 하고 있다. 대개 오후 9시까지 훈련이 이어진다. 하루 12시간 동안 야구에만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훈련량은 가장 많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런 훈련 속에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 타격의 향상이다. 조 감독은 “좋은 투수가 나오면 못 친다”라고 말했지만 kt는 12경기에서 총 91득점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7.58점이다. 애리조나와 대만 전지훈련 당시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경기당 10점 이상을 낼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 계단씩을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고 있는 kt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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