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공식 데뷔 이후 16시즌을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을 겪어보지 못한 스티븐 제라드(34)가 우승 문턱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지휘하는 리버풀은 안필드서 열린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홈경기서 3-2로 승리했다. 최근 10연승 및 15경기 연속 무패(13승 2무)를 기록한 리버풀은 24승 5무 5패(승점 77)가 돼 선두 자리를 지켰다. 맨시티는 22승 4무 6패(승점 70)로 3위에 머물렀다.
리그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맨시티전은 리버풀에 있어 사실상의 결승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 리버풀은 꿈에 그리던 EPL 우승 트로피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 1992-1993시즌 공식 출범한 EPL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리버풀이 1989-1990시즌 이후 24년 만의 우승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리버풀에 공식 입단한 지 16시즌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꿈꿀 수 있게 된 '최고 남자' 제라드에게는 더욱 각별한 승리였다. 제라드는 이날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이 결정된 것도 아니었지만, 16시즌 동안 기다려왔던 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정이 북받쳤기 때문이다.
우승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경기로 손꼽힌 맨시티전 승리 후 제라드는 팀 동료들을 불러모았다. 어깨동무를 하고 기쁨을 나누는 동료들에게 "노리치전도 이렇게 하자"며 독려하던 제라드의 눈물은 방송중계화면을 타고 전세계로 흘러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오직 리그 우승만 경험하지 못한 채 16시즌을 보낸 제라드의 절절함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물을 훔친 제라드는 방심하지 않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경기 후 "이제껏 경기하면서 가장 긴 90분이었다. 시계가 거꾸로 가는 것만 같았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본 제라드는 "우리는 침착함을 유지해야한다. 아직 중요한 4경기가 남았다"며 "사람들은 이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경기는 노리치전"이라고 강조했다.
리버풀은 노리치 시티(20일) 첼시(27일) 크리스탈 팰리스(5월 6일) 뉴캐슬(5월 11일)과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과연 리버풀이 선두를 유지하며 사상 첫 EPL 우승을 이룰 수 있을지, '최고 남자' 제라드의 눈물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지, EPL 마지막까지 계속될 선두 경쟁에 전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ostball@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