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인듯 막장아닌 막장같은 ‘장보리’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14 10: 55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이 안 된 상태로 밑밥만 깔아놓고 있으며, 성인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았는데도 시청률이 파죽지세다.
지난 5일 첫 방송에서 9.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현재 시청률 12.2%(13일, 4회)를 보이고 있다. 아직 4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고 오연서, 이유리, 김지훈, 오창석 등 주요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시청률은 고무적이다.
이 드라마는 ‘아내의 유혹’을 통해 막장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던 김순옥 작가의 신작. 무형문화재 침선장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과 출생의 비밀이 얽혀 있어 초반부터 갈등이 휘몰아치고 있다. 아직 이 드라마의 핵심 이야기인 친딸(오연서 분)과 양딸(이유리 분)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침선장 경연을 둘러싼 음모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중이다.

‘왔다 장보리’는 일단 침선장이 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화(김혜옥 분)의 악행이 극의 갈등을 형성하고 있다. 다소 억지스러울 정도로 선과 악이 충돌하는 구도가 김순옥 작가의 특성. 통속적이긴 해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물론 ‘아내의 유혹’이 매회 경악스러울 정도의 이야기와 억지스러운 전개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왔다 장보리’는 막장 요소가 줄어들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제작진 역시 막장 드라마로 보이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다”면서 “막장 요소를 최소화하면서도 재미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듯 하다. 인화로 인해 부모와 떨어져 살게 된 장보리(오연서 분)와 보리 대신에 인화의 딸로 살아가는 연민정(이유리 분)의 뒤바뀐 삶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 회가 거듭될수록 극대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리느냐가 막장 드라마 꼬리표를 달고 시작한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도 공감까지 챙길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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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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