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여진구가 소년과 청년을 오가는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10대 배우들 중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여진구는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를 통해 성공적인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뒤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8일간의 축제'를 통해선 성인 배우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 그리고 최근 출연을 결정한 '내 심장을 쏴라'에서는 20대의 청년 연기까지 도전하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할 전망이다.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화이'에서 여진구는 살인마들 손에 길러진 화이 역을 맡아 쟁쟁한 성인 배우들 사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바 있다. 5명의 아버지를 둔 화이라는 소년이 지니고 있는 두려움, 불안감, 혼란스러움, 분노 등 심적 고민을 잘 그려내는 한편 어린 나이에도 성인 못지않은 액션 연기까지 선보이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는 결과로도 이어져 여진구는 이 작품을 통해 제34회 청룡영화제와 제3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런 그는 '의궤:8일간의 축제'를 내레이션을 통해 '목소리 좋은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할 전망이다. '의궤:8일간의 축제'는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담긴 조선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8일간의 축제를 3D로 복원해낸 작품. 여진구는 내레이션을 맡아 수원으로 행차하는 정조의 모습과 심리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그간의 작품들에서 선보였던 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이번 내레이션을 통해 한층 그 빛을 발할 전망. 게다가 10대 배우로서는 어려울 법도 한 역사 다큐멘터리를 전문 성우 못지않게 해내며 관계자들을 모두 놀라게 했다는 후문.
이에 '의궤:8일간의 기적' 측 관계자는 "마치 전문 성우처럼 짧은 시간 안에 순조롭게 녹음을 마쳤다. 처음에만 조금 어려워하더니 금방 적응하더라. 연출진들이 정말 만족해 했다"라며 "사실 역사 다큐멘터리라 나이가 있는 분들이 내레이션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고 여진구가 너무 어려서 걱정한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정말 잘해줘서 모두가 만족해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내 심장을 쏴라'에서는 스물다섯 살 청년의 연기까지 도전, 배우 본인의 스펙트럼을 넓혀갈 계획이다. '내 심장을 쏴라'는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정신병원에서 만난 스물다섯 동갑내기의 질주하는 청춘을 유머와 감동으로 담아낸 작품. 여진구는 극 중 유년 시절 겪은 어머니의 자살로 정신분열증을 앓는 수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아직 18살, 10대의 나이이지만 20대의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흔히 배우들이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어린 나이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를 연기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만큼 성숙한 연기력을 요하기 때문.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내 왔던 만큼 여진구는 이번 작품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것이라는 영화계 관계자들의 기대도 높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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