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한국형 장사의 신’, 인생을 버무려 ‘맛집’을 요리했구나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4.04.14 16: 53

베스트셀러 ‘장사의 신’ 시리즈를 만들어 내고 있는 출판사 쌤앤파커스가 ‘한국형 장사의 신(神)’을 내놓았다. 샘앤파커스는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 우노 다카시가 지은 ‘장사의 신’을 시작으로 우노 다카시와 그 수제자들이 들려주는 ‘장사의 신-실천편’을 잇달아 내놓았는데 이번엔 그 무대를 국내로 옮겨 ‘한국형 장사의 신’을 출간했다. 대한민국판 ‘장사’의 비법서가 ‘장사의 신’ 시리즈로 완결 되는 셈이다.
일본판 ‘장사의 신’이 우리나라에서 71쇄(2014년 4월 현재)나 찍을 정도로 크게 히트한 터라 출판사 입장에서 한국판 ‘장사의 신’으로 누구를 내세울까 고민이 많았을 게다. 쌤앤파커스는 ‘장사의 신’이라는 검증 된 타이틀의 주인공으로 ‘맛집 조련사’ 김유진 씨를 택했다. 우노 다카시 처럼 요식업종에서 한길을 파며 성공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탓도 있었을 것이고 맛 칼럼니스트 김유진 씨의 글발이 워낙 맛깔스러워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쌤앤파커스의 선택은 어긋나 보이지 않는다. ‘한국형 장사의 신’이 말하는 장사의 비결은 현실적이고 핵심적이다. 여기에 더해 화자의 스토리는 어머니가 끓인 된장국 마냥 구수하다. 허영만의 역작 ‘식객’을 보는 듯, 김유진 작가는 인생을 버무려 맛집을 요리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 단순히 ‘장사의 신’이 말하는 비결만 파악하려면 소제목만 읽어 나가면 된다. “1년에 4번 ‘계절특선 메뉴’로 승부를 봐라, 칼국수 장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첫째도 둘째도 복덕방부터 구워 삶아라, 제발 모르면 프랜차이즈 하세요, 김밥과 만두도 조금만 바꾸면 빅 아이템이 된다” 같은 금과옥조가 소제목으로 나열 돼 있다. 실제로 창업을 꿈꾸거나 장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한마디 한마디가 뼈가 되고 살이 될 것들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창업 안내서가 아니다. 작가는 대박집이 탄생할 수 밖에 없는 배경과 이유를 ‘스토리’에서 찾았다. 만화 ‘식객’이 그랬던 것처럼 김유진 작가는 대한민국의 소문난 대박집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접근했다. 복잡한 경영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순리로 이해가 되는 그런 스토리다.
이 책을 보면 입담 좋은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자신과 가족이 겪은 경험이 재기 넘치는 글발과 함께 깨알재미로 녹아 있다.
이야기꾼이라는 타고난 재주에 날개를 달게 해 준 경력도 눈길을 끈다. 21년째 방송용 음식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고, 13년째 음식점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맛집 조련사’다. 김유진 작가의 조련으로 성공한 식당만도 200곳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작가의 이력이 베스트셀러 잘 만드는 쌤앤파커스가 ‘한국형 장사의 신’의 저자로 김유진을 선택한 배경이 됐다.
음식에 얽힌 스토리를 풀어내는 작가의 화술은 구수하기 짝이 없지만 컨설팅 단계로 접어들면 공격적인 태도로 돌변한다. 컨설팅은 곧 장사꾼들에게 ‘생존’ 자체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도발적인 ‘조련’ 몇 마디를 소개한다.
“디테일이 살지 않으면 고객은 감동하지 않는다. 행인을 손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담함과 용기가 필요하고, 손님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는 섬세함과 배려가 필요하다.”
“치킨집에서는 계절별 메뉴를 내기 어렵다고? 무슨 말씀을. 아이디어만 좋으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그 기발함에 탄복해 전체 가맹점으로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
“생맥주는 구조적으로 개봉 후 3~4일 이내로 비우지 않으면 악취를 동반한 상한 맛이 올라온다. 어물전 생선만 싱싱해야 하는 게 아니다. 맥주도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다.”
“고기장사의 성패가 불과 불판, 그리고 고기의 가격에서 결판난다. 고기로 떼돈을 벌고 있는 장사의 신들은 이 세 가지 요소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유진 작가는 이 책에서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기발하게 자신의 맛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이것이 ‘컨설팅’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매우 순간적이다. 넋 놓고 ‘이야기’에 젖어들다 보면 컨설팅 한 대목이 배너처럼 휙 지나간다. “장사만큼 쉬운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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