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우상이 된 추신수 "나는 행복합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15 13: 10

앞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학생들에게 목표가 누구인지 물어보자. 만약 그 선수가 야수라면, 게다가 포지션이 외야수라면 아마 100명 가운데 90명은 추신수(32,텍사스)가 목표라고 말할 것이다.
어디 학생야구 선수들만 그럴까. 프로선수들도 추신수와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성공스토리에는 추신수의 땀과 눈물이 묻어 있다. 미국 땅에서 성공을 거두는 건 재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아마 추신수를 목표로 하는 프로 선수들은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 보다는 열정과 끈기를 닮고 싶어할지 모른다.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로 꼽히는 외야수 두 명, 손아섭(26)과 나성범(25) 역시 '추신수가 목표'라고 입을 모은다. 부산고 출신 손아섭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추신수 선배님과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왔다. 같은 고교 출신이기에 손아섭이 추신수에게 느끼는 동질감은 더하다. 또한 나성범은 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추신수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언젠가는 추신수 선배님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당차게 말한다.

손아섭과 나성범, 현재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다. 손아섭은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 그리고 펀치력까지 갖췄다. 그리고 나성범은 아직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미완의 대기. 신체조건이나 잠재력은 외야수들 가운데 최고로 손꼽힌다. 호타준족이라 평가받는 두 선수는 추신수와 플레이 스타일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그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추신수는 '스타들의 스타'라고 말할 수 있다. 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다른 이들의 목표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추신수에게 물었더니 그는 살짝 미소를 짓더니 "어떻게 그걸 말로 하겠나. 정말 기분이 좋고 그 만큼 더 책임감도 느낀다. 야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 순간 추신수의 표정에는 행복으로 가득했다.
자신을 목표로 하는 후배들에 대해서도 덕담을 잊지 않았다. 추신수는 고교후배 손아섭에 대해 "한국에 가면 가끔씩 만나곤 한다. 만나면 한참동안 야구 이야기를 하는데 아섭이가 많이 물어본다"면서 "아섭이가 지금 한국프로야구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하는 걸 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선수로서 그런 욕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올 수 있으면 가능할 때 와서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추신수는 이미 나성범에게 배트와 스파이크를 선물로 보냈다. 'Choo'라고 적힌 배트 6자루는 이제 나성범에게 보물이 됐다. 이처럼 추신수는 자신을 목표로 하는 후배들을 챙기는 데에도 전혀 인색하지 않다. 야수로 메이저리그를 개척한 선구자로 그를 따르는 후배가 많다는 것도 추신수에게는 분명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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