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타격 4관왕에 오르며 2년 연속 MVP를 차지했던 박병호(넥센)가 올해는 페이스를 조금 천천히 올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타이틀 한 개만은 굳게 지키고 있다.
박병호는 올해 14일 기준으로 13득점을 기록하며 김강민, 최정(이상 SK)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넥센 타선의 중심에 위치한 4번타자 박병호가 타점보다 득점에서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최근 5연승을 달리며 공동 2위로 뛰어오른 넥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넥센에서 최근 가장 잘나가는 타자는 유한준이다. 시즌 타율 3할4푼9리 16타점으로 타점 부문 선두에 올라 있는 유한준은 올 시즌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되지만 7번에서 18타수 8안타(2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박병호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했다. 6번 김민성 역시 타율 3할8리 52타수 16안타(2홈런) 8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타율 3할2푼1리의 허도환, 지난주 주간 타율이 5할이었던 로티노까지 하위 타선에 배치된 타자들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박병호는 걸어나가도 홈을 밟아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그가 최근 장타가 없어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던 요인이다.
박병호 스스로도 홈런이 터지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지지 않고 꾸준히 '눈 야구'를 하고 있다. 박병호는 2할7푼7리의 타율로 지난해의 3할 페이스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14개의 볼넷(공동 2위)을 얻어 출루율이 4할6푼에 이른다. 최근 홈런도 터지기 시작하면서 OPS가 9할9푼2리까지 오르는 등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도 득점(91점) 부분에서 선두를 달렸다. 넥센 하위 타선의 폭발력은 올해만의 일이 아닌 셈이다.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이 야구는 마운드 싸움이라고 하지만 넥센 만큼은 타력을 보는 것이 마운드 만큼이나 재미있다. 그 가운데 서있는 박병호와 그가 득점하게 만들어주는 많은 타자들이 '불방망이 팀'의 매력을 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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