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인영이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에서 죽음을 맞으며 하차했다. 연비수 역에 캐스팅된 유인영은 당초 특별출연으로 ‘기황후’를 빛낼 예정이었나, 많지 않은 분량에도 강렬한 잔상을 남기며 제작진의 러브콜을 받아 열연을 펼쳤다.
그 결과 유인영은 데뷔 후 첫 사극 출연에도 불구, 연기호평을 받으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안정적인 승마 실력과 함께 격한 액션신에도 흔들림 없이 사극의 고어체를 완벽하게 소화해 사극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 특히 유인영은 회를 거듭할수록 주진모를 향한 순애보 사랑을 애틋하게 그려내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지난 14일 방송된 ‘기황후’ 46회에서 죽음을 맞고야 만 유인영. 그는 마지막까지 연모했던 왕유(주진모 분)를 지킨 뒤, “왕유공과 단 둘이서 행복했습니다. 제 소원이 왕유공 품에서 죽는 것이었습니다”라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기승냥(하지원 분)을 잊지 못하는 왕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아주 가끔은 자신을 생각해달라고 부탁하며 눈을 감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마지막까지 강인한 연비수의 캐릭터를 지키되, 왕유 앞에서는 여자이고 싶었던 연비수의 마음을 섬세하게 전달했다.
이렇게 유인영은 첫 출연과 마찬가지로 강렬하게 ‘기황후’에서 퇴장했다. 연비수의 퇴장이 아쉽기는 하지만 배우 유인영의 재발견은 반가웠다. 현대극에서는 도도하고 세련된 연기를 선보였던 유인영은 ‘기황후’를 통해 남장여자를 능숙하게 연기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연기를 시작한 후 10년 만에 거둔 쾌거다. 지난 2004년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연기에 입문한 유인영은 한때 예능프로그램 ‘연애편지’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지만, 착실히 연기 필모그라피를 쌓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덕분에 유인영의 갈고 닦은 내공은 ‘기황후’와 함께 SBS 수목 미니시리즈 '별에서 온 그대'에서 터졌다. 하지원, 전지현 등 내로라하는 주연급 배우들과의 연기 맞대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 결과 두 편 모두 재등장에 성공하며 명품조연임을 인정받은 유인영.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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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