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 형제 맞대결, 뜨거운 눈물 쏟은 어머니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4.15 06: 45

"우리 두 아들 최고에요."
마음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2013-2014시즌 프로농구를 들었다놨다한 두 형제 문태종(39, LG) 문태영(36, 모비스)의 어머니 문성애씨는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올 시즌 나란히 최고의 성과를 거둔 두 형제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기에,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머니 문성애씨가 "우리 두 아들 최고에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문태종은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영예의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문태종은 98표 중 71표를 획득, 조성민(kt, 22표)을 제치고 생애 첫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2010년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KBL 무대에 데뷔한 문태종은 올 시즌 소속팀 LG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54경기에 출전해 공격 전부문에서 상위에 이름을 올린 문태종은 귀화선수로는 첫 MVP 수상이라는 기록까지 함께 세우게 됐다. 또한 베스트5 부문에도 동생 문태영과 함께 포워드 부문에 나란히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동생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과 MVP를 거머쥐었고, 형은 정규리그 MVP에 이름을 올리며 나란히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KBL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두 아들을 바라보는 문성애씨의 눈에 눈물이 고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문성애씨는 MVP 수상자로 문태종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눈물을 본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성애씨는 "눈물 많이 흘렸다. 많은 사람들이 두 아들을 사랑해줘서 너무나 기뻤기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애들이 한국에 온 지 오래 됐는데 그동안 서로 맞대결이 많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대결이라 더 마음이 안 좋았는데, 태종이가 MVP를 받았고, 태영이도 챔피언이 됐으니까 괜찮다"라고 소감을 곁들인 문성애씨는 자랑스러운 두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선 두 형제도 KBL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보란 듯이 증명한 이번 시즌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팀 동료들이 너무나 잘해줬다.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기쁨을 전한 문태종이나, "가족들이 이렇게 즐거워할 수 있는 하루가 돼서 기쁘다. 어머니와 나 모두 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형에 대한 애정을 전한 문태영 모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고의 기량으로 KBL을 평정한 두 아들을 바라보는 문성애씨의 마음은 소금장사, 우산장사 아들을 둔 어머니의 그것과 닮았다. 비오면 소금장사 아들걱정, 맑으면 우산장사 아들 걱정으로 한 번도 활짝 웃어본 적이 없는 어머니의 딜레마. 그러나 나란히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실력을 증명한 두 아들의 곁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문성애씨의 얼굴에는 아들들의 활약상을 조마조마하며 지켜봐야했던 어머니의 기쁨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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