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 후면석 시설은 ML, 관중 매너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15 07: 12

한화의 홈 대전구장은 올해 3차 리모델링을 통해 팬 친화적인 야구장으로 거듭났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와 같은 포수 후면석을 신설, 야구를 최대한 생동감있게 바로 앞에서 두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며 느낄 수 있게 됐다. 팬들에게는 큰 축복이다.
팬들의 호응도 대단하다. 평일 4만원, 주말 5만원으로 다른 좌석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가장 먼저 관중들이 들어차는 명당이다. 선수들의 플레이와 목소리를 눈앞에서 즐길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TV 중계에서도 경기 상황에 따라 관중들의 생생한 표정이 그대로 전달돼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이처럼 대전구장의 포수 후면석 시설은 메이저리그급이지만 일부 관중들의 관람 문화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라운드와 가까워진 만큼 관중들의 목소리도 선수들의 귀에도 곧잘 들어간다. 그냥 응원하는 목소리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겠지만 문제는 바로 비매너 반말과 욕설이다.

대전구장에서 원정경기를 치른 모 타자는 "포수 후면석의 일부 관중 때문에 짜증날 정도였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응원하는 건 좋지만 선수에게 반말과 욕설은 아닌 것 같다. 직접 가서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내가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다른 타자도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경기 내내 계속되는 욕설 때문에 신경이 거슬린다"고 토로했다. 일부 몰지각한 관중들은 원정팀 선수 뿐만 아니라 홈팀 한화 선수들과 심판들에게도 반말과 욕설을 퍼붓고 다. 포수 후면석이라 바로 옆 관중들은 물론 선수와 심판들에게도 전부 들린다.
물론 모든 관중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일부 관중들의 문제이지만, 그 일부가 경기 진행을 방해하며 야구장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오물을 투척하거나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등 물리적인 위협을 가하는 관중들 만큼 욕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직 한화 구단에서는 '블랙리스트' 같은 출입 금지 관중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정서에 잘 맞지 않고, 제재 기준과 범위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관중들의 관람 문화를 계도하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가 계속되면 구단에서도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명당으로 뜨고 있는 포수 후면석이지만 성숙하지 못한 일부 관중들의 관람 문화로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시설이 메이저리그급이라면 관중들도 그만큼 성숙된 관람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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