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는 닌자였다".
뉴욕 양키스 스즈키 이치로(41) 호수비가 화제다. 이치로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서 8회초 데이비드 오티스의 펜스를 향하는 장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펜스 플레이로 잡아내 양키스타디움을 메운 4만6081명의 관중들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치로의 슈퍼캐치는 3-2로 리드한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오티스가 특유의 라이너 타구를 우중간으로 깊숙하게 날렸다. 펜스를 직격하는 장타성 타구. 그런데 그 순간 전속력으로 뒷걸음질 한 이치로가 펜스를 향해 뛰어올랐고, 포착 타이밍을 잡아 오티스의 타구를 그대로 낚아챘다.

양키스는 이치로의 결정적인 호수비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치로 때문에 안타 하나를 빼앗긴 오티스는 "이치로는 닌자였다. (시애틀 매리너스 때부터) 이 같은 플레이를 몇 번 당했다. 타구 판단이 좋았고, 펜스와 거리를 잘 알고 있었던 듯하다"고 높이 치켜세웠다.
이치로는 "어차피 잡지 못해도 2루타밖에 되지 않는 타구였기에 편하게 따라 갈 수 있었다"며 "부상 위험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펜스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점프와 동시에 오른쪽 다리와 오른손을 뻗어 안전 거리를 확보했다. 설령 놓치더라도 3루타는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과감하게 점프했다.
어느덧 만 41세 베테랑이 된 이치로는 양키스의 외야 라인에 막혀 백업으로 뛰고 있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9경기에서 19타수 8안타 타율 4할2푼1리 5득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공수주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비시즌에 나돌았던 트레이드설도 쏙 들어갔다.
이치로의 호수비로 보스턴과 4연전에서 2연승 포함 3승1패를 거둔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도 "이치로가 있었기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그 수비가 없었더라면 동점이 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이치로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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