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이 절절한 모성애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과 재회했지만, 사무치는 한을 접어두고 이별을 해야만 하는 가슴 미어지는 상황에 눈물을 쏟았다.
하지원은 지난 14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46회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 별이가 마하(김진성 분)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마하를 죽여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황후 바얀(임주은 분)에게 맞서 마하를 구하게 되는 연기를 펼쳤다.
그가 연기하는 기승냥은 온갖 고난을 뚫고 원나라 황후가 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고, 휘몰아치는 정치 소용돌이 속에서 수차례 살아남았다. 부모를 죽인 원수에 대한 복수심과 원나라에 대한 원망은 승냥을 독하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

허나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철의 여인이 된 승냥도 아들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였다. 승냥은 마하를 구하기 위해 이름을 부르거나, 사경을 헤매는 마하를 걱정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과의 재회가 곧 이별일 수 있는 안타까운 처지에 나오는 오열은 승냥이 그동안 겪은 고난을 통감하는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극했다.
특히 황제 타환(지창욱 분)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후 황궁에서 쫓겨나게 되자 단단하게 자라라고 조언을 하는 장면 역시 뭉클했다. 자신이 어머니라는 것을 말하지 못한 채 아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승냥의 절절한 상황은 앞으로 마하의 존재로 인해 휘몰아칠 ‘기황후’의 복선으로 예상되며 몰입도를 높였다.
하지원은 비운의 여인으로 표현되고 있는 승냥의 안타까운 한을 안방극장에 전달하기 위해 폭발력 있는 눈물 연기를 보여줬다. 슬픈 운명을 타고난 듯 고통스러운 나날이 반복되고 있는 승냥을 연기하며 ‘눈물의 여왕’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앞서 출산과 아들을 잃었다는 오해로 생긴 슬픔, 고려인들의 억울한 죽음을 보며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은 폭포수 같은 눈물 연기를 뽐냈던 그는 이번에도 강약 조절을 탁월하게 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눈물을 참았다가 한순간에 폭발시키는 하지원의 연기 내공이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완성시켰다. ‘기황후’를 통해 어디 하나 장벽이 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하지원이 드라마가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물이 오른 감정 연기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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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