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취그대' 팀 "술 권장 NO! 적당히 하자는 캠페인" [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4.15 16: 54

바(bar)의 문이 열리고 종이 울리면 손님이 차례로 들어온다. 바의 주인 서태훈은 손님을 반갑게 맞지만, 들어서는 손님의 면면이 심각하다. 공주병에 걸린 김혜선과 그를 따르는 신윤승, 말쑥하게 차려입었지만 '개털'인 김대성, 그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홍예슬, 검은 눈물을 흘리며 제 말만 내뱉는 이희경이 서태훈과 시청자를 '미치게' 하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취해서 온 그대'는 방송 6주 차가 됐는데, 이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웃음 포인트가 시청자를 포복절도하게 한다. 23기 김대성을 필두로 한 25기 이희경, 26기 김혜선, 서태훈, 27기 신윤승, 28기 홍예슬 등 '개콘'의 멘토-멘티 시스템으로 모이게 된 개성 강한 이들은 팀으로 모여 '개콘' 웃음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부담감이 컸어요. 제가 멘토라는데 불만까지 있었죠. 재밌는 아이디어를 제가 주도적으로 짜야 한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김대성)

"추구하는 개그가 다 달랐어요. 콘셉트 잡는 것만 며칠이 걸렸죠. 그러다가 멘토님이 하나로 정해줬어요."(서태훈)
특히 그간 코너 '최종병기 그녀', '방송과의 전쟁', '딸 바보', '군대온 걸' 등의 코너에서 남성적인 모습을 주로 보이며 웃음을 선사했던 김혜선은 코너의 포문을 여는 특색있는 캐릭터로 시선을 끈다. 또한 '정여사', '전설의 레전드' 코너를 통해 '개콘 대표 미녀'라는 수식어를 얻은 김대성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저는 섹시한 이미지의 캐릭터에요. 섹시한 클럽 의상과 제일 예쁜 긴머리 가발을 쓰고 도도하게 하려고 했죠. 그런데 가발을 쓰니까 무작정 웃겼어요. 섹시한 옷을 입었는데도 승모근을 감출 수 없었고요. 제일 못생긴 느낌이에요. 하하. 몸매가 정말 좋다는 블로그 글이 있어서 봤더니, 헬스 동호회더라고요. 신윤승과는 '모래시계' 이정재와 고현정 느낌을 바랐는데, 이정재와 최민수 느낌이 나요."(김혜선)
"저는 처음부터 여장 이미지가 세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지금 이 캐릭터를 할때 약하지 않나, 생각했거든요. 말을 더 재밌게 하려고 '얼마에 형성돼 있나요' 같은 말을 넣었죠.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추가돼고요. 뭐라도 더 많이 해서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그런데 보이시한 여자 캐릭터인 줄 알았다고 하는 분도 있어요. 하하. 사실 고민이 많아요. 연기 스펙트럼이 좁아지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 들었어요. 진짜 하고 싶은 연기를 못 할 것 같다는 생각도요. 지금 제 캐릭터를 남장이라고 해요. 혜선이는 여장한다고 하고요. 하하."(김대성)
검은 눈물을 흘리며 자기 할 말만 털어놓는 이희경의 캐릭터와 서태훈의 미치려고 하는 리액션도 보는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울먹이는 캐릭터예요. 전지현 씨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실연을 당해 울다가 마스카라가 번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인상 깊어서 희화화 해봤어요. 또 저희 어머니께서는 음식점을 하시는데 제가 엄마를 돕기 위해 음식점에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자기 말만 하고 남의 말을 안듣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도 사실 대학교 초반에는 술먹고 우는 게 술버릇일 때가 있었는데, 다행히 그 때는 눈화장을 안 했어요. 하하"(이희경)
멘토-멘티 시스템을 통해 랜덤으로 만난 이들이지만, '취해서 온 그대' 팀의 팀워크는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서로 팀원에 대해 칭찬 인듯 칭찬 아닌 칭찬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김대성 선배는 편안해서 좋아요. 제가 '그지같다'라는 대사를 하는데, 선배가 워낙 연기를 잘 해줘서 몰입이 정말 잘 돼요. 하하. 팀에서 신윤승 선배가 가장 잘 챙겨주고, 서태훈 선배는 놀리고, 김대성 선배는 저에게 무관심 해요."(홍예슬)
"저는 그지 캐릭터와 전혀 달라요. 여기서 제가 제일 잘 살아요. 밥도 잘 사고, 항상 계산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연기하기 힘들어요. 하하. 제 캐릭터의 내용은 태훈이가 많은 도움을 줘요. 사실 저희 팀에 특출나게 뛰어난 사람은 없어요. 스타가 없죠. 그래서 코너를 완성하기가 더 쉬웠던 것 같아요. 골고루 지켜볼 수 있으니까요."(김대성)
"팀 분위기가 좋아서 감사해요. 뽑기를 통해 무작위로 만난 친구들인데, 다들 둥글둥글해서 회의 분위기도 좋고요. 바에서 회식도 하기로 했어요."(이희경)
하지만 '취해서 온 그대' 팀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15세 관람가인 '개콘' 내 술이라는 소재가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지적도 일부 등장했다. 이에 대해 서태훈은 "술을 권장하는 건 아니에요. 저희를 보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해야죠. 술은 적당히 하라는 콘셉트에요. 거의 캠페인이죠"라고 깔끔한 정리를 하기도 했다.
"개그맨이고 개그 코너니까, 유쾌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사랑 어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김대성) "각자 캐릭터가 있어요. 그 캐릭터마다 재밌고, 재미없고가 아니라, 모두 재밌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김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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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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