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좌완 김영광(23)은 지난 10일 하루 내내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날이 바로 김영광이 KIA를 떠나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된 첫 날.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트레이드 상대는 바로 '핵잠수함' 김병현. 사람들은 김병현과 김영광이 일대일 트레이드로 옷을 바꿔 입었다는 점에서 김영광에 주목했다. 번호도 맞바꿔 49번을 달았다.
김영광은 사실 이날 트레이드 취재차 전화를 건 기자를 통해 이 소식을 들었다. "신인이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그는 바로 짐을 싸 다음날 화성에 합류했고 1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는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1군 동행 주문이 떨어졌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영광은 "기분이 좋다. 이렇게 주목받는 게 처음"이라고 했다. 그를 김병현의 상대로 인정해준 팀이 있다는 사실이 그를 기쁘게 했다. 그러나 반대로 부담도 됐다. 김영광은 "저는 신인인데 넥센에서 그 만큼 기대를 하시는 것 같아서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영광은 넥센으로 와서 홍익대 1학년 때 4학년 선배로 '모셨던' 김대우(26)와 재회했다. 대학교 때부터 알뜰살뜰 챙겨준 형은 낯선 후배를 위해 이것저것 챙겨주고 있다. 김영광은 "대우 형도 있고 또래도 많다. 팀 분위기도 좋아서 적응하기 쉬울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김영광은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로 일찍이 이장석 대표의 눈도장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프로에 입단하면서 폼을 바꾸고 하다 보니 밸런스를 잃었었는데, 이제 나빴던 건 버리고 좋았던 것을 찾고 있다. 욕심부리지 않고 제 스타일대로 하다보면 팀에서 보완할 것은 보완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은 팀의 상징 중 하나였던 김병현을 내줬으나 좌완의 희망을 하나 얻었다. 김영광이 넥센에 왔던 예전 선수들처럼 '윈윈 효과'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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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