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과 배우 라이언 고슬링의 또 한 번의 의기투합은 조금 더 몽환적이고 복잡해졌지만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1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온리 갓 포기브스'는 극 중 주인공 줄리안 역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의 열연이 9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완벽, 감탄을 자아낸다.
'온리 갓 포기브스'는 잔인하게 살해된 형의 복수를 놓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환락과 폭력으로 물든 도시 방콕에서 복싱장을 운영하는 줄리안은 마약 밀매를 하던 형 빌리가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범인을 찾아 나선다.

아들의 장례식을 위해 방콕으로 온 크리스탈(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분)은 줄리안에게 형을 죽인 사람을 찾아 당장 죽일 것을 지시한다. 빌리의 죽음의 이유를 찾던 줄리안은 형의 죽음의 배후에 악마라 불리는 전직 경찰 챙(비데야 판스링감 분)이 연루돼 있음을 알게 된다.
'드라이브'를 통해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은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라이언 고슬링과 다시 한번 손을 잡고 조금 더 스타일리한 액션영화를 탄생시켰다. 방콕이라는 도시가 주는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레픈 감독의 액션과 결합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악마라 불리는 경찰 챙과 줄리안, 어머니 크리스탈, 줄리안의 여자 마이(야야잉 분) 등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은유들이 쏟아져 나와 조금은 극을 복잡하게 만들긴 하지만 이를 잊을 만큼 라이언 고슬링의 열연은 인상적.
라이언 고슬링이 분한 줄리안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성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저 구색을 맞추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매력적인 여성이 유혹을 해도 흔들리지 않는 그는 어머니 앞에서만큼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아들의 내면을 라이언 고슬링은 레픈 감독의 특징인 극히 적은 대사 탓, 오로지 표정과 행동으로만 소화해냈다. 어머니 앞에선 나약한 아이의 모습을, 여성 앞에선 무심한 남자의 모습을, 피 앞에선 잔인한 악마의 모습 등 표정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 변하는 표정 속, 일관적인 나른한 듯한 몸짓과 행동은 극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악마로 불리는 경찰 챙을 연기한 비데야 판스링감의 열연도, 줄리안의 욕구의 대상인 어머니 크리스탈 역의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열연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한편 '푸셔' 3부작, '장기수 브론슨의 고백', '발할라 라이징' 등의 작품을 연출하며 그 연출력을 인정받은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온리 갓 포기브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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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갓 포기브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