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떨어지면 위험하다. 아무리 장기레이스라고 해도, 지난해 반등한 경험이 있어도, 계속 패배만 쌓이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6연패 늪에 빠져있는 LG가 한화와 주말 3연전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오늘 내일까지는 힘들지만 버텨야 한다.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날 넥센과 경기서 또다시 연장전 패배를 당했지만, 넥센과 남은 시리즈서 총력전을 피하겠다고 했다.
LG는 지난주 롯데와 주중 3연전에서 투수진의 소모가 극에 달했고, 이는 NC와 주말 3연전 스윕패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지난주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넥센 3연전이 아닌, 한화와 3연전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불펜 운영만 봐도 김 감독의 구상이 드러난다. LG는 지난 15일 넥센 주중 3연전 첫 경기 연장 접전 속에서도 필승조를 다 가동하지 않았다. 봉중근은 마운드에 올랐으나 이동현은 아꼈다. 일주일 전이었던 지난 8일 롯데와 3연전 첫 경기서 이동현이 30개, 봉중근이 44개의 공을 던지게 했던 것과는 달랐다.
다음날인 16일 넥센전도 마찬가지였다. 7회초 2사 2루 위기에서 전날 결승점을 내준 김선규를 또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0-3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긴 했으나 5연패 중이었고, 3점차에 3이닝 공격 찬스가 남았다. 전날 투입하지 않은 이동현을 올려서 경기 후반 추격을 노려볼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LG는 아낀 만큼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17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휴식과 함께 최악의 흐름을 끊었다. 우천 취소가 결정된 2회까지 2-1로 리드하고는 있었으나, 선발투수 임지섭이 전광판에 ‘B’를 쌓았던 것을 생각하면 행운이었다. 임지섭이 제구불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기강판 됐다면, LG는 승패를 떠나 또다시 불펜 소모전을 펼쳐야했다. 실제로 LG 불펜에는 일찍이 신승현이 몸을 풀며 임지섭의 뒤를 준비했었다. 우천 취소로 인해 LG는 불펜을 아꼈고, 한화와 3연전서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LG는 한화와 3연전서 선발투수로 에버렛 티포드-류제국-우규민을 올린다. 좌-우-사이드암투수로 이뤄진 LG 선발진 원투스리펀치 라인이라 할 수 있다. 류제국은 지난 시즌 한화와 단 한 번 맞붙어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로 선발승을 따냈다. 우규민은 한화전에 5번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2013년 4월 14일 대전구장에서 완봉승에 성공한 좋은 기억이 있다. 우규민은 “한화를 상대로 잘했고, 대전구장에서도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자신 있다”고 한화전을 앞둔 포부를 밝혔다.
한국 무대 두 번째 경기에 나서는 티포드도 “비록 한화가 지난 몇 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해도 실력은 붙어봐야만 알 수 있다. 방심은 없다. 모든 타자들을 상대로 집중하겠다”며 “한화전 목표는 6이닝 이상 던지는 것이다. 6이닝 이상 던져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싶다. 그리고 팀이 패하면 안 된다. 이겨야만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LG는 한화를 상대로 11승 5패 절대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17일까지 LG가 3승 9패 1무, 한화는 5승 10패다. 최하위 LG와 공동 7위 한화의 경기차는 불과 0.5,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두 팀이 끝자리에 붙어 있다.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후 3주동안 3승 밖에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이 지난 두 시즌보다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며 반격 계획하고 있음을 밝혔다. LG가 단두대 매치를 통해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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