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투구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승리를 날리지 않았다. 복귀전을 가진 브라이언 윌슨이 1이닝을 막아내며 간신히 징검다리를 놨고 캔리 잰슨은 끝내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윌슨은 18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8회 선발 류현진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부상자 명단으로 빠진 뒤 첫 경기였다. 복귀전부터 중요한 임무를 맡으며 벤치의 신임을 재확인한 셈인데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다만 무실점으로 막으며 지난 3월 31일 샌디에이고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상황이 같았다. 류현진은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1-0으로 앞선 8회 윌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윌슨은 8회 선두 타자인 대타 스미스에게 우월 동점 홈런을 맞고 류현진의 승리를 날렸다. 이날도 위기가 있었다. 선두 애드리안자에게 중견수 방면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점수차가 2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방이면 동점이었다. 그리고 타순은 상위타선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윌슨은 아리아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는데 우익수 푸이그의 적극적인 대시가 아니었다면 이 타구도 위험할 뻔했다. 그리고 펜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에 몰렸다. 이제는 홈런이 아니더라도 장타 하나면 동점이었다. 다만 윌슨은 산도발을 6구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벤치에서 한 차례 방문이 있었고 윌슨은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윌슨은 상대 간판 타자 포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진땀 나는 8회를 마쳤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잰슨도 위태위태했다. 16일 블론세이브로 샌프란시스코를 잔뜩 벼른 잰슨이었지만 끝까지 고전했다. 선두 모스를 삼진으로 잡은 것은 좋았는데 낫아웃 상황이 되며 1루 진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산체스를 삼진으로 잡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뒀지만 블랑코에게 볼넷, 그리고 애드리안자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마지막 타자 크로포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skullboy@osen.co.kr
AT&T파크(샌프란시스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