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패전에도 누가 돌을 던지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8 21: 38

비록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양현종(26, KIA)에 비난의 화살을 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동료들의 공수 지원이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양현종은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6탈삼진 7실점했다. 시즌 첫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0.45의 역투를 펼쳤던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도 중반까지 맹위를 떨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그러나 6회와 7회 난조가 아쉬웠다. 타격도, 수비도 양현종을 도와주지 못했다.
1회는 1사 3루 위기에서 탈출했다. 선두 김강민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양현종은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스캇을 내야 땅볼로 잡고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선두 이재원에게 좌전안타를 처리했으나 박정권 나주환 정상호를 차례로 잡고 0의 균형을 맞췄다.

그 후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3회는 삼자범퇴, 4회에도 상대 중심타선인 최정 스캇 이재원에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SK 타자들은 양현종의 슬라이더에 포인트를 맞추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으나 볼 끝이 워낙 좋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여기에 강력한 직구가 코스 구석구석을 찌르며 SK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5회까지는 2피안타에 불과했고 12타자 연속 범타 기록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6회 다소 운이 따르지 않으며 첫 실점했다. 선두 김성현에게 유격수 옆을 살짝 빠져나가는 안타를 맞은 양현종은 후속타자 김강민을 유격수 앞 타구로 유도했다. 그러나 타구가 강했고 유격수 김선빈이 이를 잡아내지 못하는 사이 무사 1,3루에 몰렸다. 이어 조동화가 초구에 스퀴즈 번트를 댔는데 뜬공이 3루 라인선상에 애매하게 떨어지며 투수와 포수가 모두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3루 주자 김성현이 홈을 밟았다.
그 다음 상황도 아쉬웠다. 최정을 거르고 스캇을 삼진으로 잡아낸 양현종은 2사 1,2루에서 이재원에게 좌측 펜스 앞에 뚝 떨어지는 3루타를 맞고 2실점했다. 커브를 던졌는데 이재원이 이를 감각적으로 걷어 올렸다. 높은 포물선을 그린 공은 전력질주해 공을 쫓은 나지완의 글러브를 피해 떨어졌다.
반면 타선은 상대 선발 김광현을 무너뜨릴 몇 차례 기회를 잡고도 성공하지 못하며 양현종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7회에도 꿋꿋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추가 실점했지만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의지였다. 양현종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이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3루의 KIA팬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로 양현종을 위로했다. 양현종을 나무라는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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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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