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전북 현대에 순간적이고 강력한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19일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이번 대결을 통해 전북과 전남 모두 최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전북과 전남 모두 승점 14점으로, 선두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 차는 불과 2점밖에 되지 않는다.
맞대결에서 자신이 있는 쪽은 전북이다. 전북은 최근 전남과 5경기서 2승 3무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남 원정에서도 3경기 연속 무패(1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 전북을 상대해서 재미를 보지 못했던 전남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북이 웃을 수만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탓에 지난달 8일부터 주중과 주말을 한 번도 쉬지 않고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혹독한 일정이다. 전북은 지난 15일 일본 원정을 다녀온 후 바로 광양으로 원정을 왔고, 이틀 휴식을 취한 후에는 전주서 또 다시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체력 저하는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주축 선수들이 계속해서 뛴 탓에 전북은 체력 저하의 악영향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후반 초중반부터 선수들의 경기력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문제는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가 중요한 순간마다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 원정경기가 이런 문제점이 확연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최근 전북은 중앙 수비수로 윌킨슨과 김기희를 계속 기용했다. 종아리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던 정인환이 회복할 때까지는 어쩔 수가 없었다. 좌우 측면 수비가 최철순의 복귀로 여유가 생긴 것과 달리 중앙 수비는 윌킨슨과 김기희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순간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었고, 결국 요코하마전에서 우려하던 실수로 역전을 허용하게 됐다.
수비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공격도 마찬가지다. 전북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그만큼 공격이 화끈하다는 뜻이다. 실점을 하게 되면 더욱 화끈한 공격을 펼쳐 승부를 뒤집는 것이 전북의 이미지다. 그러나 최근 전북의 경기서 '닥공'은 보기가 힘들다. 지난달 12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원정경기 이후 전북은 10경기서 단 한 번도 2득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닥공'은 사실상 볼 수 없었다. 문전에서의 낮은 집중력이 원인 중 하나다.
전북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의 원인인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을 빠른 시간 내에 다시 끌어 올릴 방법은 없다. 당연히 지속적으로 높은 집중력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도 없다. 최강희 감독이 선수들에게 요구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강력한 집중력을 갖는 것은 가능하다. 선수들로서는 위험 공간인 문전에서의 걷어내기와 상대 문전에서의 슈팅 직전과 같은 순간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보다 더욱 집중해서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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