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 외국인 투수 에버렛 티포드(30)가 쌍둥이 군단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팀의 6연패 탈출을 견인하며 제1선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티포드는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으며 LG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이날 승리로 최근 6연패 사슬을 끊고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티포드가 선발투수로 경기의 분위기를 잘 만들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이날 티포드는 2회를 제외하면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을 2점으로 최소화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로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26개) 컷패스트볼(24개) 외에도 커브(29개) 체인지업(16개)을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한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경기 후 티포드는 "패스트볼이 베스트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양한 공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볼 배합이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로 활용한 각도 큰 커브, 날카롭게 휘어지는 커터가 매우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까지 포피치 투수의 위용을 보였다.
이날 주심으로 티포드의 피칭을 바로 뒤에서 지켜본 나광남 심판위원은 "슬라이더와 커브가 좋더라. 슬라이더가 보통 다른 선수들보다 구속이 훨씬 빨랐다. 패스트볼의 스피드는 빠르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변화구 구사가 잘 이뤄졌다"고 높이 평가했다. 패스트볼이 통하지 않아도 변화구로도 그 위력을 떨쳤다. 특히 컷패스트볼 또는 슬라이더로 구분되는 공이 각도 큰 커브와 조화를 이루며 더욱 빛을 바랳ㅆ다.
LG 김기태 감독도 ""티포드가 잘 던졌다. 경기 후반에는 조금 힘이 떨어졌지만, 전체적으로 좋았다. 영리한 친구이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속이 평소보다 떨어졌지만 변화구를 효과 적절하게 구사하며 원하는 곳으로 제구한 것에서 티포드의 위력을 확실하게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티포드는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대다수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기간을 거치지만 티포드는 달랐다. 그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아주 좋다. 이제 2경기를 던졌을 뿐이지만 미국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심판들의 판정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심판들도 티포드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무엇보다 티포드는 팀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 그는 "팀동료들의 믿을 수 없는 수비가 있었기에 승리가 가능했다"고 승리의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매경기 더욱 좋아지고 싶다. 점점 나아지는 피칭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레다메스 리즈의 이탈로 에이스 공백을 걱정한 LG에 티포드의 등장은 매우 큰 힘이다. 이제 리즈 그림자를 지워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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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