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VS이동욱, 눈빛으로 말해요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4.19 14: 49

이 남자들, 너무 과묵하다. 그러나 마음에 품은 여자 앞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달라진다. 애정과 연민이 가득한 눈빛은 차가운 겨울 같은 외모와 다르게 따스한 봄을 품고 있다.
눈빛으로 말하는 두 남자가 주말 안방극장을 빛내고 있다. KBS 2TV '참 좋은 시절'에서 강동석 검사로 출연 중인 이서진과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에서 호텔 씨엘의 총지배인 차재완으로 분한 이동욱이 그 주인공이다.
두 남자 주인공은 닮은 듯 닮지 않은 묘한 매력으로 주말 안방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차가운 외모와 태도를 가진 성공한 남자에 무뚝뚝한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공통점으로 갖고 있다.

이서진은 '참 좋은 시절' 초반 차가운 말투와 행동으로 '나쁜 남자'의 면모를 톡톡히 드러냈다. 가족들과 첫사랑 차해원(김희선 분)을 향한 냉정해 보이는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차해원에 대한 자신의 진심어린 사랑을 전하며 조금씩 사랑에 빠지고 있는 상황.
그런 가운데 최근 방송에서 강동석은 차해원을 향한 애틋한 눈빛을 발사하며 겉은 냉정하지만 속은 따뜻한 남자의 사랑법을 제대로 보였다. 차해원이 있는 자리마다 말 없이 언제나 모습을 드러냈던 그는 이제 자신을 밀어내는 여자에게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내 식대로 갈 것이다. 보고 싶으면 볼 것이고 손 잡고 싶으면 손 잡고 싶다고 말할 거다. 네가 뒤돌아서 가면 난 너의 뒷통수 보고 갈거다. 계속 널 보면 갈 것이다"라고 직설적인 고백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강동석은 조금 경직된 인물이다. 검사라는 직업 탓도 있지만 어린 시절 받은 상처와 오기 등으로 똘똘 뭉친 그는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다. 방송 초반 이서진은 그런 강동석을 표현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과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무뚝뚝했던 강동석은 첫사랑과 다시 사랑에 빠지며 따뜻함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 이서진은 표현이 많지 않은 강동석이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을 아련한 눈빛으로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다.
눈빛 하면 '호텔킹' 이동욱 역시 빠질 수 없다. '호텔킹'에서 이동욱이 맡은 차재완은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과 원한에 사로잡힌 인물. 그는 생존과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위해 호텔 씨엘 부회장인 이중구(이덕화 분)의 충실한 개처럼 살아왔다. 그런 그의 눈빛이 바뀌는 때는 배다른 동생이라 생각하는 아모네(이다해 분)를 대할 때다.
차재완은 표현하기 쉽지 않은 배역이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본심을 숨겨야 하는 역할일 뿐 아니라 말수도 적다.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끌어오르는 분노와 무관심한 듯 차가운 표정을 짓는 등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내면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이동욱은 그런 차재완을 다양한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아모네를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과 이중구를 바라볼 때의 불안한 눈빛, 고객을 상대할 때의 냉정하고 감정이 없는 눈빛은 미묘하게 달라 차재완이란 복잡한 인물을 이해하게 만든다. 상대역 이다해가 감정 표현이 큰 인물을 맡아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연기를 보인다면 이동욱은 감정 폭은 크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의 이중성을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무뚝뚝한 남자 주인공들은 눈빛 하나로 많은 감정을 말한다. 공교롭게도 이서진과 이동욱은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해 수다스럽고 재치있는 면모로 남다른 인기를 끈 바 있다. 어쩌면 이미지 변신이라 할 수 있는 '차도남' 캐릭터를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는 두 배우가 자신들이 맡은 캐릭터로 선보일 또 다른 매력이 기대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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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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