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제 경쟁력이요? 평범함 또는 편안함" [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4.19 15: 03

어떤 말에도 '허허'하는 웃음소리로 먼저 대답하는 배우 강하늘은 인간적이다. 하지만 그 서글서글한 눈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한 단어로 설명하기 힘든 복합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첫 만남부터 견제를 하게 되는 사람이 있다. 바짝 세운 고슴도치 가시처럼 찔리면 어쩌나 이 쪽에서 먼저 몸을 사려야 하는 사람들. 하지만 강하늘은 선한 눈웃음으로 먼저 인사를 하고, 허술해 보이는 인상으로 벽을 바짝 낮추게 만든다. 분명 강하늘에게도 가시가 있다. 예민한 신경은 연기를 할 때만 드러내는 모양이다. 연기를 할 땐 도망치고 싶을 만큼 무섭지만 막상 하지 않으면 자꾸만 생각나는 마력에 푹 빠져있다는 천생 배우다.
강하늘이 최근 SBS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 엠넷 '몬스타' 등 짧지 않은 연기 경력을 가졌고, 또 매 출연마다 화제를 모았던 그지만, '엔젤아이즈'에는 단 2회 출연했다. 보통의 연기자라면 '특별출연이었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할 법 한데 강하늘은 "참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분량이 아니라 2회 동안 그려낸 박동주라는 캐릭터가 소중했다는 설명이다.

"주변 반응은... 나쁘지 않았어요.(웃음) 본방송으로 못 봐서 ‘굿다운로더’로 다운 받아봤거든요. 동주가 됐을 때는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어요. 상대역이었던 남지현 씨가 고생이 많았죠. 제가 촬영을 할 때 연습해 보자면서 사람들을 귀찮게 하는 편이거든요. 지현 씨는 한번도 인상 찡그린 적 없이 다 맞춰주고 받아줬어요. 진짜 고맙죠. 지현 씨 덕분에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강하늘은 정말 쉬지않고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쳤고, 스크린 나들이를 준비 중이다. 이런 와중에 연극 무대를 그리워 하며 "조만간 곧"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우리나라 드라마 촬영 현장이라는 것이 늘 시간에 쫓기고, 장소에 쫓기고, 대본에 쫓겨 한 편을 끝내고 나면 다들 휴식기를 갖기 마련인데 강하늘은 바로 영화 '순수의 시대' 일정을 소화 중이다.
"사람들이 오해하더라고요. 회사에서 일을 너무 많이 주는 것 아니냐고요.(웃음) 오히려 회사에서는 힘들지 않겠냐고 걱정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작품은 제가 대본을 보고 좋아서 선택하는 것들이 많거든요. 좋은 작품을 보면 하고 싶고 그래서요. 영화 '순수의 시대', '쎄씨봉', 모두 직접 오디션에 참여했던 작품들이에요. 쉬지 않고 연기를 해야겠다가 아니라 좋은 작품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죠."
'밀도 있는 연기'는 강하늘이 우선 순위에 놓는 조건이다. 상대 배우와의 끊임없는 호흡, 대화, 상의를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를 현실에 있을 것 같은 인물로 그려내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연기관에 가깝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강하늘은 연극 무대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한다. 소진된 에너지를 다시 회복 시켜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몬스타’, ‘불온’, ‘상속자들’까지 끝내고 나서 연극, 공연이 하고 싶었어요. 내가 가진 것이 100이라면, 작품을 할 수록 100에서 계속 내려가고 있더라고요. 내 밑천이 드러날 걸 알기 때문에 '상속자들' 끝내고 나서는 배우고 싶은 갈증 같은 게 있었어요. 이 때 만난 게 영화 '소녀무덤'이었죠."
 
"많이 배우고 싶다"는 강하늘의 바람은 차근차근 현실이 되고 있다. 오는 6월 '소녀무덤' 개봉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신하균, 장혁과 함께 호흡을 맞춘 작품 '순수의 시대'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또, 모든 작품을 찾아봤다는 배우 정우와는 영화 '쎄씨봉'으로 함께 한다. 국내 톱 남자배우들과의 랑데부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정우 선배하고의 촬영을 특히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영화 ‘바람’은 물론이고, 잠깐 나온 작품까지 다 찾아봤을 정도예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도 정우 선배 때문에 다 챙겨봤고요.(웃음) 제가 막 눈에 띄는 외모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 경쟁력은 '평범함' 또는 '편안함'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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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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