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때문에" 김응룡 감독, 불펜에 깊은 한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0 05: 59

"우리팀에 마무리가 어디있나".
한화 김응룡 감독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막판 확실하게 믿고 맡길 만한 투수가 없는 탓이다. 5점차로 앞서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모르는 불펜의 난조로 매경기가 좌불안석이다. 특히 고정된 마무리가 없다는 게 한화와 김응룡 감독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김응룡 감독은 "마무리 때문에 놓친 경기가 얼마나 되나. 마무리 문제만 아니었으면 승과 패가 바뀌었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팀에 마무리가 어디있나. 그때 그때 상황을 보고, 투수를 쓸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더블스토퍼로 기대한 송창식과 김혁민 모두 난조를 보이고 있는 게 뼈아프다.

지난해 20세이브를 올리며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한 송창식은 그러나 올해 구위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경기에서 1승1패1세이브1홀드를 기록하고 있는데 평균자책점이 6.30이다. 피안타율이 2할9푼3리로 높은 데다 피홈런만 4개 맞을 정도로 장타 허용률이 높다. 블론세이브를 2개나 범했다.
송창식이 난조를 보이자 김응룡 감독은 개막 3경기 만에 김혁민으로 마무리를 교체했다. 그러나 김혁민마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8경기에서 1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9.00에 그치고 있다. 김혁민의 피안타율은 무려 4할1푼4리에 달한다. 그 역시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진 상태가 결정구로 던지는 포크볼이 통하지 않으면 어렵다. 직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포크볼은 오히려 타자들에게 먹잇감이 되고 있다.
마무리투수들만 탓할 수 없다. 그 앞에서 중간 투수들도 위태위태한 피칭을 하고 있다. 최고참 좌완 박정진은 8경기에서 1승2홀드를 올렸으나 평균자책점 10.80으로 고전하고 있다.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80으로 리그 전체 6위인데 핵심 구원투수들의 부진으로 6회 이후 역전패만 5경기나 된다.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4-0으로 리드한 경기를 8~9회에만 4실점하며 5-6으로 역전패했고, 11일 대전 넥센전에도 6-1로 리드한 경기를 8~9회 대거 6실점하며 승부가 6-7로 뒤집혔다. 19일 대전 LG전에서도 8회까지 7-2로 리드했으나 9회에만 피안타 5개에 수비 실책 겹치며 5실점하는 바람에 연장까지 치러야 했다.
김응룡 감독은 "누구에게 마무리를 맡겨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엔트리도 바꿔보고 싶지만 2군에서 올릴 만한 선수가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5⅓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친 윤규진이 마무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김 감독은 "한 경기 잘했을 뿐이다.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현재 한화 불펜의 에이스는 윤근영이다. 그는 홀드 4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1.74로 역투하고 있다. 다만 그는 마무리보다 중간에서 상황에 따라 긴 이닝을 던지는 셋업맨이자 롱릴리프 역할이 팀과 개인에게 어울린다. 현실적 대안으로는 캠프에서 마무리 후보로 거론된 윤규진과 함께 19일 LG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올린 최영환이 있다. 다만 윤규진은 불안한 제구, 최영환은 경험이 일천한 신인이라는 불안 요소도 안고 있다. 당분간 김 감독의 마무리 찾기 고민과 실험이 계속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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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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