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의 새로운 숙제, 안방에서 ‘부담감’ 이겨내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4.20 08: 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둔 손연재(20, 연세대)가 안방에서 소중한 숙제를 하나 안게 됐다.
손연재는 19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개최된 코리아컵 월드톱 2014 인천국제체조대회 첫 날 경기에서 리본종목과 곤봉종목에 출전했다. 출발은 좋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주말을 맞아 약 500명 정도의 팬들이 몰렸다. 대부분이 손연재와 양학선(22, 한국체대)을 보러 온 이들이었다. 손연재가 등장한 것만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손연재가 연기를 시작하려 할 때 마치 군부대처럼 거칠게 손연재의 이름을 연호하는 남성팬들도 있었다. 집요하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팬들도 많았다. 오직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팬들의 성원에 화답하듯 손연재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그 동안 취약종목이었던 리본에서 손연재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손연재는 리스본과 페사로 월드컵에서 실수를 했던 막판 고난도 동작을 실수 없이 연기했다. 손연재는 깜찍한 표정과 발랄한 동작으로 인천을 매혹시켰다. ‘요정’이란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손연재는 리본에서 17.950점의 고득점을 올려 1위의 쾌거를 달성했다. 홈팬들의 성원이 손연재에게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였다. 손연재에 이어 스타니우타 멜리티나(21, 벨라루스)가 17.700점으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16.750점을 받은 필리우 바바라(20, 그리스)가 차지했다. 한국의 김윤희는 15.450으로 7위를 기록했고, 이수린은 14.950으로 뒤를 이었다.
리본의 선전으로 손연재의 종합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였다. 리본 때와 달리 곤봉에서 손연재는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팬들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다. 침착하게 연기를 펼치던 손연재는 수구를 떨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이후 손연재는 다시 한 번 수구를 놓쳐 점수가 대폭 깎였다. 결국 손연재는 곤봉에서 15.700점으로 김한솔과 함께 공동 5위에 그쳤다.
리본과 곤봉을 합산한 점수에서 손연재는 33.65점을 얻어 1위 멜리티나의 35.6점에 1.95점이나 뒤지게 됐다. 이로써 손연재는 20일 볼과 후프에서 선전을 하더라도 역전우승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경기 후 손연재는 “리본은 괜찮았다. 그 동안 실수했던 기술난도를 (프로그램에서) 빼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똑같이 했고 오늘 성공해서 기쁘다. 다른 선수들이 안하는 것을 꼭 하고 싶었다. 다행히 성공했다”면서 승부욕을 보였다. 반면 곤봉 실수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실수가 나와 아쉽다”고 전했다. 
손연재는 러시아 대표팀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이어 이탈리아,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 유럽 각지를 돌며 대회에 임하고 있다. 시차 등 모든 환경이 유럽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단번에 한국에 들어와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시차와 체력 등 육체적 피로도를 비롯해 홈팬들의 성원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도 손연재가 이겨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손연재는 “이렇게 많은 홈팬들 앞에서 대회를 치러본 것이 오랜만이었다. 또 기계체조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치러본 것도 처음이었다. 새로운 방식에 대기시간도 달랐다. 국내에서는 주로 갈라쇼를 많이 했지 대회를 치러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 유럽에서 활동하다보니 시차나 환경 등이 그쪽에 많이 맞춰져 있었다. 3주 간 대회를 치르다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손연재는 오는 9월 28일까지 터키 세계선수권에 참여한다. 이후 곧바로 10월 1일부터 인천에서 펼쳐지는 아시안게임을 치러야 한다. 그는 “올해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이 없다. 6,7월에 경기가 없으니 8,9월에 열심히 해서 10월에 최고 컨디션을 맞추고 싶다”면서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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