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있어서는 안 되는 일" 서울-포항전, '세월호 애도' 동참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4.20 14: 24

세월호 참사로 인해 스포츠 각계에서 행사 및 경기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로축구 K리그도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4 9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K리그의 백미인 서포터들의 열정적인 응원전 없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온국민의 눈시울을 적신 세월호 참사가 축구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날 경기서 승리의 상징으로 여기는 행운의 붉은 넥타이 대신 검은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빨리 사고를 수습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나, 모두 어른들 책임”이라며 비통한 표정을 지은 최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원정팀 포항의 황선홍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과도한 세리머니를 자제하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마음이 무겁고 또 안타깝다”며 “밝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르기는 어렵지 않겠나”고 전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양팀 서포터들도 세월호 참사 애도에 동참했다. 서울을 찾은 포항 원정 서포터석에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현수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힘내세요,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기적은 그대들을 위한 당연함이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홈팀 서울도 ‘우리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비롯해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현수막과 함께 조용히 경기를 관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7일, “4월 19일과 20일에 열리는 K리그 클래식 6경기와 K리그 챌린지 4경기 등 총 10개 경기장에서 행사 및 응원을 지양하고, 득점 후에도 선수들의 화려한 골 세레머니, 폭죽, 음악, 영상효과를 자제할 것을 구단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각 구단들도 주말 경기를 맞아 치르려던 행사를 자체적으로 중단하고 세월호 애도 분위기에 동참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경남FC 등이 행사 취소 및 무응원 경기에 앞장섰고, 서울도 선두 포항과의 빅매치에 예정됐던 ‘썸DAY’ 이벤트를 취소하고 무응원 경기에 동참했다. 실종자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은 축구장에서도 뜨거운 염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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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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