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득점을 깬 것도, 선발을 잘 이끌어 역전승을 가능하게 한 것도 모두 강민호(29, 롯데 자이언츠)였다.
강민호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솔로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마스크를 쓰고 크리스 옥스프링의 8이닝 4피안타 2실점을 도왔다. 롯데의 3-2 역전승 속에 강민호는 일등공신이 됐다.
0-2로 뒤지던 7회초에 나온 추격의 솔로홈런은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강민호는 7회초 1사에 높은 코스로 들어온 유희관의 빠른 볼을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무득점에서 벗어났다. 강민호는 “상대 투수가 몸쪽 빠른 공을 잘 던져서 몸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승리투수가 된 옥스프링은 “리그에서 오래 뛴 강민호의 리드가 좋았다”고 말했지만, 강민호는 투수에게 공을 돌렸다. “옥스프링은 공이 좋아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라는 벤치 지시는 내 생각과 같았다”며 강민호는 자신보다 옥스프링을 앞세웠다.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번트는 우연히 상대 실책과 겹쳐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물론 절묘하게 잘 댄 번트는 아니었기에 강민호는 이에 대해서는 “번트는 사인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린 강민호는 조쉬 벨(LG)이 홈런을 추가하기 전까지는 홈런 공동 선두를 이뤘다. 그러나 “홈런 공동 선두는 의식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이 덜 친 것이다. 내가 잘 해서 팀이 초반 승수를 쌓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투수리드로 칭찬을 받고 싶다”며 강민호는 타격보다 수비에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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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