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성적과 휴식을 동시에 챙겼다.
넥센은 지난 17일 잠실 LG전이 우천 노게임 선언된 뒤 21일까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파죽의 7연승 행진이 이어지고 있던 중. 9구단 체제에서 어느 한 팀은 4일 휴식을 취하기 마련이지만, 넥센은 연승이라는 나름대로의 긴장감 속에서 피로가 쌓일 법할 때 찾아온 적절한 휴식이었다.
특히 17일 선발 나이트가 1회에만 35개의 공을 던지며 1-2 역전을 허용하던 차 2회초에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넥센은 자칫 연승이 끊길 뻔했던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었다. 나이트가 이후 잘 막았더라도 투구수가 많아 불펜이 많이 투입돼야 했다. 긴 연승만큼 많이 등판했던 필승조 투수들은 비 덕분에 하루 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11승5패를 하고 쉰 넥센은 뜻밖의 호사도 누렸다. 휴식일에 들어가기 전까지 2위를 기록하던 넥센은 18일 NC가 삼성에 패하면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넥센은 반 경기차로 공동 2위가 된 SK와 NC가 19일 나란히 이기면서 공동 선두를 허용했으나 20일날 SK, NC가 지면서 다시 단독 선두가 됐다.
미리 16경기를 치르면서 11승5패로 승수를 많이 쌓아놓은 넥센은 SK와 NC가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는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선두에 오른 셈이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순위가 바로바로 바뀌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초반 10경기 정도를 빼면 넥센의 시즌 첫 선두 등극이다. 아직 20경기도 채 치르지 않았지만 승률 6할8푼8리 넥센의 상승세가 매섭다.
넥센은 4일 휴식 후 22일부터 목동에 롯데, 삼성을 불러들여 홈 6연전을 펼친다. 넥센이 연승 모드를 재가동할 수 있을지, 긴 휴식으로 실전 감각을 잃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지난 한 주간이 팀 분위기에는 큰 도움이 됐다. 연승에 행운까지 얻은 넥센은 선수들의 사기와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17일 우천 노게임으로 나이트는 자칫 올라갈 뻔 했던 평균자책점을 되돌려놨고 발목 통증으로 인해 17일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김민성은 2년 연속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갈 가능성을 높였다. 선수단 모두 더불어 푹 쉬었다. 이제 올라갈 곳이 없는 넥센이 할 일은 올해 키포인트인 4월 싸움에서 다른 팀과의 격차를 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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