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템의 젠부샤쓰] 블레이즈는 아직도 강팀, 하지만 애로우즈가 승리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4.21 09: 21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2014 스프링 시즌이 8강의 막을 올렸습니다. 8강 1주차가 끝나면서 반환점을 돌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8강 1주차는 그야말로 기존 판도가 완전히 무너지는 결과가 나왔지요. 바야흐로 춘추전국 시대, 즉 혼돈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롤드컵 시즌3 우승과 롤챔스 최초 2회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SK텔레콤 K가 창단 처음으로 NLB에 떨어졌고요. 전통의 명가 CJ 프로스트가 신흥 강호 삼성 블루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4강행을 좌절했었죠.
반면 탈수기 운영의 대명사 삼성 오존과 신흥 강호 삼성 블루는 '폰' 허원석과 '다데' 배어진의 맞 트레이드가 최상의 결과를 연출하면서 4강전서 집안 싸움을 펼치게 됐습니다.

더욱 더 흥미진진해 지고 있는 롤챔스 스프링. 이번 8강 2주차에는 한국 LOL 전통의 명가 두 팀과 신흥 강호 KT 롤스터 형제팀인 애로우즈와 불리츠가 나섭니다. 먼저 KT 애로우즈와 CJ 블레이즈 경기는 그야말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죠. 기세가 오를대로 오르고 있는 '카카오' 이병권의 폭탄돌리기의 여세가 8강서도 이어질지와 최근 꺾였다는 평가로 자존심에 금이 간 CJ 블레이즈가 총력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IEM 카토비체 전승 우승 이후 이상할 정도로 꼬이면서 허우적대던 후유증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KT 불리츠와 꿍' 유병준의 진화로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나진 실드의 8강전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온게임넷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 그의 막힘없는 시각으로 돌아보고 앞으로 경기도 내다봤습니다. 일곱 번째 클템의 젠부샤쓰를 만나보시죠. [편집자 주]
- 8강 첫 경기부터 상상하기 힘들었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이현우 해설위원은 삼성 오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사실 SK텔레콤 K가 1-3으로 패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는데요. 삼성 오존의 탈수기 운영 어디까지 통할까요?
▲ 어디까지 보다는 언제까지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SK텔레콤 K까지 깔끔하게 잡은 상황에서 이미 세계최고의 팀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LOL이 재미있는 건 역시 빠르면 30초 사이에도 이루어지는 ‘재평가’일 텐데요. 그래서 삼성오존의 기세가 이번시즌 우승 더 나아가 롤드컵 우승까지도 이어질지, 아니면 곧 이어질 블루와의 내전에서 바로 깨질지는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중요한건 그런 잦은 재평가가 경기를 즐기는 팬 분들에게 있어 재미있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나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라는 말이 있듯이 설령 어떤 팀이, 혹은 특정 선수가 순간 안 좋은 모습을 보이더라도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신다면 여러분을 실망시키지는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4. 5패치 이후 수많은 챔피언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아마 그 결과가 제일 반영된 경기가 CJ 프로스트와 삼성 블루의 경기가 아닐까 하네요. 프로스트는 야스오 라이즈 등 배어진을 집중 마크했지만 그를 막지 못한 2, 3세트에서 허무하게 패했습니다. '다데' 장군이 돌아왔다고 봐야 하는 건지요.
▲ ‘다데’ 장군(이제는 검객이라고 불러야 될까요?)은 사실 진작부터 귀환했었습니다. 본격적인 출정을 하지 않았었을 뿐이죠. 그리고 롤드컵 때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 상대적으로 능력치가 과소평가된 것도 영향이 있고요. 삼성오존과 블루 양 팀이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는 원인을 꼽을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미드라이너의 변경입니다.
소위 말하는 판타지 플레이 혹은 슈퍼플레이를 하기 좋아하는 다데가 팀 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오존보다는 블루에 더 잘 맞아 시너지를 내고 있고 거기에 4. 5패치로 인하여 다데의 양팔(라이즈,트페)까지 회복된 상황이라 다데가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다데의 심장인 제드까지 슬슬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스프링은 다데에게 굉장히 의미가 깊은 시즌입니다. 작년 스프링은 본인이 하드캐리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시즌이고 동시에 이번 스프링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싹 잊어버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다데‘ 장군의 진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롤챔스를 통해 같이 확인하시죠!!
- 프로스트의 경우 팀 리빌딩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았기에 8강 1-3 패배는 더욱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하단 듀오에 대해서는 팬들의 실망이 너무 컸죠. 징크스 루시안으로 플레이했던 선호산은 4세트에서 '데프트'에 대해 코어 템이 앞서 갔음에도 별다른 활약을 못했고, M씨 가문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매드라이프' 홍민기 역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프로스트 이대로 좋나요
▲ 기대치의 차이라고 봅니다. 분명 예전의 프로스트는 잘했던 팀이 맞습니다. 하지만 프로스트의 지금 상황을 생각해볼 때 8강도 나쁜 성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프로스트의 최대 약점은 특정 선수가 아니라 ‘시간’입니다. 식스맨 체제, 계속됐던 리빌딩을 통해 프로스트는 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팀 연습시간이 다른 팀에 비하여 많이 부족했습니다. 승리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팀 연습이고 개인 연습과 팀 연습은 정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솔로랭크와 팀 게임이 거의 다른 게임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리고 게임은 항상 ‘상대적’입니다. 삼성 블루가 보여준 경기력은 정말 엄청났고 지금의 프로스트로서는 블루를 상대하기 역부족이었죠. 여러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메드라이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보입니다. 정말 삼성 블루가 프로스트 전에서 보여줬던 엄청난 ‘어그로 핑퐁’(탱킹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을 선수들이 팬 분들을 상대로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들의 집중 점사를 특정 한 선수가 혼자 받아내기에는 굉장히 힘이 듭니다.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죠. 차가운 비판보다는 따뜻한 응원이 그 선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할 땐 프로스트의 리빌딩은 충분히 성공적이며 지금 가장 필요한건 선수교체도 아닌, 밴 픽도 아닌, 운영도 아닌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CJ 프로스트를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이라면 프로스트가 재도약을 위해 움츠리고 있는 이때를 참고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신다면 선수들도 그 기대에 부흥하지 않을까요?
포기하지마라 프로스트!! 형은 너희들을 믿는다.
- CJ 블레이즈와 KT 애로우즈, 이 승부 역시 예상이 쉽지 않습니다. 상처 입은 강호 블레이즈와 기세 등등한 애로우즈가 해도 될 거 같습니다만 운영의 달인 블레이즈 역시 물러설 곳이 없고, SK텔레콤 K를 밀어낸 KT 애로우즈 또한 자신감이 넘칠 테니깐요. 아무래도 관건은 중단 라이너와 정글러의 힘겨루기가 승부를 가를것 같은데요. 승리할 팀을 점쳐주신다면요.
▲ 개인적으로 KT 애로우즈가 승리하리라 봅니다. 분명 CJ 블레이즈는 아직도 강팀은 맞습니다. 하지만 유독 KT만 만나면 줄곧 약한 모습을 보여줬었고, 요즘 들어 핵심전력인 톱과 미드가 흔들리고 있으며 바톰 또한 안정적이지 못합니다. 그나마 가장 폼이 좋은건 정글러 데이드림 뿐이겠죠. 그에 반하여 KT 애로우즈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거기다가 블레이즈의 조커라고 볼 수 있는 데이드림 또한 카카오를 상대로는 역부족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난한 라인전구도 , 국지전구도로 가면 애로우즈가 승리할 것 같습니다.
블레이즈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본인들의 장점인 운영을 극대화시키며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애로우즈의 약점을 파고든다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8강 마지막 경기인 나진 실드와 KT 불리츠의 대결도 기대가 되는데요. 세이브 백영진과 '꿍' 유병준에 '와치' 조재걸의 보이지 않는 조력까지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실드와 이제 드디어 리빌딩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KT 불리츠의 대결이죠. 총알을 상징하는 불리츠가 파상적인 공세를 뜻하는 창이라면 방패를 상징하는 실드는 방어적인 운영의 명수 인데요.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 사실 요즘 실드가 보여주는 경기를 보면 그냥 큰 방패를 들고 방어적으로 플레이하던 예전모습과는 달리 방패 뒤에 큰 검을 숨겨놨다가 한 번씩 상대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동안 게임결정력이 부족했던 실드에게 있어서 세이브라는 예리한 검은 필연적으로 필요했고, 그런 세이브를 나머지 4명이 너무나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잘 받쳐주기에 “실드가 달라졌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봅니다.
재밌는 점은 지금의 KT 불리츠 또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에게 예상치 못한 상처를 입히는 총알 인섹과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는 나머지 4명의 모습이 포지션만 다를 뿐이지 두 팀이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관전 포인트는 세이브의 검이냐 인섹의 총알이냐의 싸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선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전형적인 플레이어기에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임펙트가 있는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요?(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저는 선수시절 항상 안정적으로만 플레이했었기에 저런 리스크있는 슈퍼플레이에 대한 로망이 늘 있습니다. 절 흥분시켜주세요. 기대하겠습니다.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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