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늘어난 방송시간 누가 책임지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21 12: 02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최근 응원단과 레이싱 특집 등 장기 프로젝트만 연속해서 방송하며 다소 지루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길어진 방송 시간 탓이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최근 OSEN에 “‘무한도전’을 비롯해서 예능프로그램들이 시간대가 확 늘어나면서 촬영분의 여유가 없다”면서 “특히 ‘무한도전’은 세밀한 구성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프로그램인데, 방송 시간이 늘어나면서 물리적인 제작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한도전’이 그동안 장기 프로젝트를 방송하면서 틈틈이 소소한 특집을 끼어 넣었다. 그런데 최근 방송 시간이 늘어나면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추격전이나 퀴즈 특집 등 작은 특집을 준비할 여력이 없다. 그때그때 촬영해서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무한도전’은 최근 한달 동안 응원단 특집과 레이싱 특집 등 장기 프로젝트만 방송했다. 과거 장기 프로젝트 사이에 자잘한 특집을 방송해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것과 달리 주구장창 장기 프로젝트만 방송하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장기 프로젝트 사이에 방송할 또 다른 특집들을 준비는 했지만, 제작 시간이 여의치 않아 번번이 놓치고 말았다는 후문이다. 올 초 예고했던 탐정 특집은 늘어난 시간대를 보충하기 위한 추가 촬영으로 제대로 촬영조차 못했다.
‘무한도전’의 한 관계자는 “1월부터 3월까지 준비했다가 방송 시간이 늘어나서 추가 촬영을 하느라 무산한 특집들이 정말 많다”면서 “늘어난 방송 시간을 채우기 위해 추가 촬영을 하느라 제작 시간을 다 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현재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인 ‘일밤-아빠 어디가’, ‘일밤-진짜 사나이’ 역시 방송 시간이 확 늘어나면서 제작 여건이 나빠지고, 이에 따라 프로그램의 재미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의 의사와 관계 없이 광고를 더 많이 팔아치우겠다는 방송사의 경영 논리로 프로그램을 아끼는 시청자들의 즐거움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의 수익성만 생각해 방송 시간을 무한대로 확대하는 방송사의 오판이 경쟁력 있는 예능프로그램의 수명을 깎아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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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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