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홍명보의 신(新) 황태자’로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바로 측면 수비수 이용(28, 울산 현대)이다. 이용을 일본에서 마주한 것은 지난 2012년 겨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었다. 당시 이용은 대표팀 경력이 전무한 평범한 측면 수비수에 불과했다.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가담은 좋지만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울산 관계자는 “이용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무섭다. 지금도 크로스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 ‘간절함’이 보인다”며 “수비와 크로스를 보완하면 K리그 최고의 측면 수비수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고 귀띔했다.

그리고 약 1년 4개월이 지나 일본 가와사키에서 이용과 다시 마주했다. 짧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용은 더 이상 평범한 수비수가 아닌 2014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 주전 수비수로 성장해 있었다. 실력은 성장했지만, 그의 겸손함은 여전했다. 오는 22일 일본 가와사키 토도로키 육상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최종전을 앞두고 그의 성장과 월드컵에 대해 이용의 속마음을 들어다봤다.
이용은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면 언제나 긴장되고 기대된다. 홍명보 감독은 발표 당일까지 전혀 언질을 안 해주신다. 때문에 매경기,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빡빡한 경기 일정 때문에 운동량을 갑자기 늘릴 수 없다. 대신 이틀은 강도 높여 운동을 하고, 하루는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훈련한다. 신체밸런스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유럽 선수와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도 신경 쓰고 있다”고 월드컵 청사진을 밝혔다.
홍명호의 신 황태자라는 별칭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며)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아직도 불안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 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 희생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이용에게 월드컵이란 무엇일까. “누구나 축구를 시작하면서 월드컵을 바라본다. 나 역시 하나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가슴 뛰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한국의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는 유럽의 신흥 강호 벨기에다. 그 중 세계적인 측면 공격수 에당 아자르는 이용이 마주쳐야할 선수다. “모 아니면 도가 아닐까. 못 막으면 비난받고, 잘 막으면 이용이라는 선수를 오래 기억해 주실 것 같다. 매일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그들과 경쟁하는 상상을 한다”는 이용은 “나는 큰 대회 경험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때문에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하려고 한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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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