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레벨스윙 완전 장착? "배운대로 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22 10: 40

3할4푼1리(41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종윤(32)이 현재 기록하고 있는 성적이다. 2년 연속 롯데 1루를 지켰던 박종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준석과 루이스 히메네스라는 동갑내기 경쟁자가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최준석이 우타자, 히메네스가 좌타자라 박종윤은 플래툰으로라도 출전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위기는 곧 기회, 박종윤은 현재 1군에서 좋은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타율 4할에 육박했다가 최근 다소 타율이 내려가긴 했지만 3할이 넘는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타구 질이 좋아진 것이 눈에 띈다. 박종윤의 OPS는 0.912, 팀에서 3위에 해당한다.
고른 경기출장은 힘들지만 박종윤은 좋은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박종윤은 정작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면서 우려를 낳았다. 다행히 정규시즌에 타격 감각이 돌아왔다. 박종윤은 "주위에서 그게 좋은 거라고 하더라.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데, 시범경기에서 페이스가 떨어졌다가 정규시즌에 올라와서 쭉 유지하는 게 이상적이다.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종윤은 올해 박흥식 타격코치로부터 집중 조련을 받으며 레벨스윙을 장착했다. 과거 어퍼스윙을 했던 박종윤은 낮은 공에 큰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대신 높은 공에는 배트가 늦게 나와 타이밍이 늦었다. 박종윤은 "스윙을 바꾼 게 잘 들어맞고 있다. 지금까지는 코치님한테 배운대로 된다"고 말했다.
원래부터 낮은공에 강했던 박종윤은 레벨스윙을 장착한 덕분에 '히팅 존'이 늘었다. 낮은공은 원래 강했으니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며 방망이만 레벨스윙으로 나오면 된다. 박종윤은 "이제 낮은 쪽으로 공이 오더라도 퍼올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방망이가 돌아나와 타이밍이 늦었다면 이제는 배트가 공까지 최단거리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프로 14년 차 박종윤이 이제까지 해오던 스윙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결코 적은 게 아니었다. 하루에도 수 백번, 수 천번 스윙을 하면서 몸이 기억하도록 계속해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원래 노력파인 박종윤은 "애리조나가 좋았던 점은 날이 건조해서 스윙을 많이 해도 손에 물집이 안 생기더라"라고 말할 정도로 캠프 동안 진한 땀방울을 쏟았다.
문제는 포지션 경쟁자인 히메네스와 최준석의 활약도 나쁘지 않다. 히메네스는 9경기에서 고타율(.333)에 벌써 홈런 3개 9타점을 터트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최준석은 아직 타율은 낮지만(.196) 홈런 3개 11타점으로 롯데가 바라던 장타를 꾸준히 신고하고 있다.
때문에 박종윤은 최근 좌익수 수비훈련까지 병행하고 있다. 경기 전 박종윤은 1루 미트를 끼는 시간보다 외야 글러브를 끼는 시간이 더 많다. 그는 "살아 남으려면 무엇을 못 하겠냐"면서 "아직 좌익수 수비가 익숙하지는 않다. 공을 잡고 송구하는 건 괜찮은데 타구판단이 어렵다"며 웃었다.
롯데에서도 유명한 노력파인 박종윤은 올해 위기를 변신의 기회로 삼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다. 2012년과 2013년 주전 1루수로 아쉬움을 남겼던 박종윤이 올해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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