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경기가 요즘 유독 길어서 더 힘드네요."
롯데 자이언츠 주전 3루수 황재균(27)은 올해 무서운 집중력으로 시즌 초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가 가진 16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 타율 2할9푼7리(64타수 19안타) 6타점 8득점 3도루를 기록하면서 하위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좋은 타격 컨디션 덕분에 6번 타자로까지 승격되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황재균의 활약은 놀랍다. 높은 집중력으로 어려운 타구도 막힘없이 처리한다. 핫코너인 3루는 유격수 다음으로 실책이 많이 나오는 포지션, "올해 실책 하나도 안 하겠다"는 황재균의 목표는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첫 실책으로 깨지긴 했지만 작년 실책 18개(3위)를 했던 걸 돌이켜보면 올해 황재균의 수비는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10일 사직 LG전에서 나온 번트타구 처리는 황재균의 집중력과 신체능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 장면이었다. 기록지에는 단순히 'f5(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됐지만 황재균은 무려 1루측 파울라인에서 타구를 잡았다. 무사 1루에서 나온 윤요섭의 번트 타구는 빗맞아 1루쪽으로 떴다. 번트 압박수비를 하며 홈플레이트 쪽으로 이동하던 황재균은 공이 뜨는 걸 확인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가 다이빙 캐치로 공을 잡아냈다.
얼마나 빨리 뛰었던지 중계화면에 잔상만 남기고 사라진 황재균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번트수비를 위해 홈 쪽으로 뛰어가고 있었는데 공이 뜨길래 끝까지 쫓아가서 잡았다"고 짧게 설명했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수비였다.
올해 황재균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 타석에서는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을 치르는 것처럼 집중하고,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황재균은 "한 경기 끝나면 정말 쓰러질 것 같이 피곤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는 게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황재균은 쉴 틈이 없다. 벌써 2년 연속 전 경기 출장을 달성한 황재균은 20일 경기까지 포함하면 338경기 연속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통산 20위 안에 들어가는 페이스다. 게다가 수비이닝까지 따지면 더욱 잘 드러난다. 황재균은 올해 147⅔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3루수 가운데 1위 기록이다. 그는 "올해 딱 1경기만 8회 교체되어 나갔다"고 했다.
경기 막판 2이닝을 쉬더라도 선수는 체력유지에 큰 도움을 받는다. 오후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직장인이 오후 4시에 조기퇴근 하는 걸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롯데는 3루 백업자원이 마땅치 않은데다가 올해 유난히 경기 막판 접전이 많아 황재균을 교체해주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롯데는 4시간을 넘기는 경기가 유난히 많아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더욱 심한 편이다.
황재균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아시안게임 가겠다'는 말에 황재균은 "'가겠다'가 아니라 정말 가야 한다. 올해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여유도 없다. 매 경기 끝나면 쓰러질 정도로 힘들지만 계속해서 집중해서 경기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확실한 동기부여와 함께 황재균의 시즌 초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