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이 기억하는 피에, "원래부터 스타성 출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22 13: 01

"이제는 모른 척 해야겠어요".
LG 투수 류제국(31)이 웃으며 말했다. 류제국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룸메이트 인연이 있는 펠릭스 피에(29)와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피에의 완승. 1회 2타점 중전 안타에 이어 4회 우측 2루타를 가동한 피에는 7회에도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리며 류제국 상대로 3안타를 몰아쳤다.
이튿날 취재진을 만난 류제국은 "이제는 (피에를) 모른 척 해야겠다"며 웃은 뒤 "직구를 던져서 안타를 맞았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또 맞았다. 결국 커브를 던졌는데 그것도 안타가 되더라. 뭘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 타이밍이 다 맞더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이 관심을 모은 건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 인연 때문이다. 류제국은 "피에와 룸메이트를 오래 했다. 그때는 서로 영어도 못했지만 성격이 잘 맞았다. 서로 싸운 적도 없었다"고 떠올렸다. 피에도 류제국에 대해 "JK"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그와 좋은 인연이 있다"고 반가움을 나타냈다.
류제국이 2001년 컵스에 입단한 뒤 이듬해 피에가 컵스와 계약하며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루키리그부터 싱글A-더블A-트리플A를 차례로 올라가며 유망주로 성장했다. 류제국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함께 한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탬파베이로 가기 전까지 같이 뛰었다"며 "원래부터 피에는 스타성이 있는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류제국은 컵스 마이너 시절부터 피에가 독특하지만 함께 하면 즐거운 좋은 동료로 기억했다. 그는 "피에는 미국에 있을 때부터 독특했다. 경기 중 감독이 교체를 시켜도 더 뛰고 싶은 마음에 수비 자리에서 나오지 않기도 하고, 3번 타순에 올라가면 1번을 치고 싶다고 감독과 말싸움하기도 했다. 야구가 잘 안 되면 헬맷을 던지는 것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웃으며 추억했다.
하지만 경기장 안과 밖에서 행동이 다르다는게 류제국의 증언이다. 류제국은 "같은 팀 메이트로서는 좋은 친구였다. 승부욕이 강할 뿐 경기장 밖에서는 동료들과 잘 지냈다"며 "피에는 야구를 즐기는 스타일이라 독특한 행동들이 많이 나온다. 팀 동료들도 피에 덕분에 즐겁게 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한화에서도 피에는 이런저런 독특한 행동으로 화제 모으고 있다. 시범경기 때에는 첫 타석에서 배트로 심판의 무릎을 툭툭 치며 인사를 하기도 했고,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는 경기 중 외야에서 마운드로 넘어와 투수에게 "진정하라"고 말해 심판진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류제국은 "피에가 지금보다 잘하면 재미있는 행동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장담했다. 최고 인기 외국인선수로 떠오른 피에가 앞으로 또 어떤 기행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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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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