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통곡의 바다..TV 뉴스도 울고 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22 07: 31

냉철함의 상징인 두 명의 앵커의 눈빛이 흔들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울화가 치밀 수밖에 없는 여객선 세월호 참사에 손석희와 정관용이 울컥했다.
손석희는 지난 21일 방송된 JTBC 간판 뉴스 ‘뉴스 9’에서 실종자 가족 인터뷰를 예고했다가, “그런데 제가 뉴스를 시작하면서 들은 소식은 김중열 씨 따님이...”라고 말한 후 말문을 잃어버렸다.
그는 잠시 침묵한 후에 “시신으로 발견돼서 연결을 못하게 됐습니다”고 다소 목에 메인 목소리로 비보를 전했다. 냉철한 진행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는 손석희의 침통한 표정은 시청자들을 또 한번 울렸다.

앞서 이날 정관용 역시 ‘정관용 라이브’를 진행하던 중 실종자 가족과 학생들의 소식을 전하다가 한동안 침묵했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후 “다음 리포트 보시겠습니다”라고 겨우 진행을 했다. 정관용과 함께 있던 기자들과 패널들 역시 애통한 표정을 지었다.
사고 발생 6일째였던 이날 두 명의 앵커가 도무지 침착할 수 없는 참사에 말을 잇지 못한 장면은 세월호 참사 이후 온국민이 겪고 있는 슬픔을 대변했다. 수백명의 탑승자가 한순간에 실종자가 되고, 사망자가 되는 어이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진국을 바라본다는 대한민국에서 2014년 벌어진 일이다. 
게다가 보도를 통해 눈앞에서 펼쳐지는 사고 발생 전 믿지 못할 실수들은 참담하기 그지 없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범정부 차원의 우왕좌왕 행태는 답답함을 더하고, 간혹 이성의 끈을 잃어버리고 말실수를 하는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행태도 분노를 더하고 있다.
어린 생명들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는 와중에 총체적인 난국인 국가재난관리대응책은 또 다른 사고를 예견하게 하며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충격이 슬픔이 됐고, 어느 순간 분노로 돌변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지난 16일 사고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전국민을 울리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손석희와 정관용이 잠시 보여줬던 그들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가슴에 콕 박혀버렸다. 언제나 뉴스 진행자로서 냉철했던 두 사람이 보여준 인간미는 안방극장을 위로하기에 충분했다. 
하루 종일 뉴스 밖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울컥하는 두 앵커가 회자되는 것은 당연지사. 대학생이 존경하는 언론인 1위에 언제나 이름을 올리는 손석희나, 토론의 달인으로 불리며 시사 프로그램을 이끄는 정관용이 통곡에 빠진 대한민국을 따스하게 감쌌다. 동시에 두 사람의 진행이 화제가 되면서, 이번 세월호 사건 보도를 계기로 JTBC 뉴스가 지상파 3사와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영향력을 넘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jmpyo@osen.co.kr
JTBC 뉴스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