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포수 로티노, 넥센야구의 색다른 재미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22 06: 28

넥센 히어로즈는 거포 타선의 홈런쇼를 보는 것이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재미다. 그런데 최근 타선을 살펴보고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4월 들어 넥센 타선은 선발이 누구냐에 따라 라인업에 조금씩 바뀐다. 가장 큰 변화가 좌완 앤디 밴 헤켄의 선발 등판 날이다. 이날은 우리나라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배터리'가 등장한다. 평소 좌익수로 출장하는 비니 로티노가 밴 헤켄 등판 때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장한다.
로티노가 포수로 나선 뒤 밴 헤켄의 평균자책점은 2경기 13⅓이닝 무실점. 평소에도 많은 대화를 나누는 두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안정된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아직 두 경기일 뿐이지만 예민한 선발 투수가 포수의 볼배합을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밴 헤켄이 선발로 예고된 22일 목동 롯데전에도 로티노가 포수로 나올 예정이다.

로티노는 포수 체질이었던 것인지 포수로 출장한 2경기에서 6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시즌 성적(43타수 14안타)에 비해 수치상으로 높을 뿐 아니라 홈플레이트에 앉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까지 넣으면 매우 쏠쏠한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티노는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공수 면에서 가치가 급등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날에는 선발 라인업 제외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 로티노의 또다른 장점이다. 로티노는 지난해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주로 2군에 머무르다 방출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로티노는 1군의 소중함을 아는 선수다. 주전으로 뛸 수 있게 하는 것에도 고마워하고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로티노가 포수 수비를 하게 되면서 넥센은 주전 포수 허도환의 체력을 안배하고 다양한 선발 라인업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로티노가 포수로 들어가면 유한준, 문우람, 오윤 등 힘좋은 외야수들이 출장 기회를 얻는다. 넥센도 로티노도 '윈윈'이고, 외국인 배터리를 보는 재미도 있는 포수 기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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