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의 영리한 이서진·나PD 활용법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4.22 13: 40

깐족거리는 PD와 발끈하는 짐꾼, '환상의 커플'이 탄생했다.
케이블채널 tvN 여행버라이어티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의 나영석 PD와 국민 짐꾼 이서진이 '톰과 제리'를 능가하는 앙숙 커플로 떠올랐다. 나 PD는 짐꾼의 옆에서 계속 일을 시키며 놀려대고, 이서진은 나 PD의 놀림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가 싶다가도 폭발하며 '꽃할배'의 핵심 재미로 자리 잡았다.
'꽃할배'는 노년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 여행 버라이어티. 배우 이순재와 신구, 박근형, 백일섭, 그리고 이서진이 짐꾼으로 합류해 여행을 즐기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고 있다. 유럽의 이국적인 경관과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던 배우들의 만남이 색다른 재미를 줬고, 특히 이서진이 짐꾼으로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며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서진의 활약 뒤에는 숨은 조력자(?) 나 PD가 있었다. 이서진은 '꽃할배'들을 극진하게 모시면서도 뒤에서는 툴툴대고, 가끔씩 숨어 있던 예능감을 뽐내 '국민 짐꾼'이라는 타이틀을 단 상황. 여기에 때마다 이서진에게 깐족거리며 약 올리는 역할을 해주는 나 PD가 있어 재미를 배가시켰고, 절묘한 편집과 재치 있는 자막이 더해져 웃음을 줬다.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할배들의 배낭여행을 그리면서 이서진과 나 PD의 기싸움을 더해 재미와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 '꽃할배'에서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지난해 '꽃할배' 1탄에서 나 PD는 이서진의 몰래카메라를 진행, 강제로 그를 짐꾼 자리에 앉혔다. 좋아하는 걸그룹 멤버들과 미술여행을 떠나는 줄 알고 공항에 도착했던 이서진은 '꽃할배'들의 환영에 당황했고, 배후에 있는 나 PD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여행 내내 투닥거리면서 잔재미를 만들어냈다. 나 PD는 이서진에게 "비가 오는데 김치전을 먹자"며 일부러 그가 싫어하는 요리를 시키는가 하면, 용돈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또 나 PD는 주차비 정산을 못해 무단주차 범칙금을 낼 위기에 처한 이서진을 놀리는가 하면, 렌터카 픽업시 이서진이 개인카드를 사용했다는 것에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경영학과 출신인 이서진은 나 PD보다 한 수 위였다. 이서진은 국제면허로 벌금 딱지를 끊기가 매우 복잡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고, 관광지 입장료와 제작진의 법인카드로 결제한 숙소비를 절반만 돌려주는 등 경비를 알뜰하게 운영했다. 나 PD가 할배들에게 사실을 말했지만 오히려 이서진 편을 들어 그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서로 유치하게 싸우고, 속이고 속으면서 재미를 만들어낸 것이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이서진의 실수를 지적하고 놀려대는 나 PD와 그런 나 PD를 뚱한 얼굴로 무덤덤하게 대하다가도 발끈하는 이서진, 유치하지만 훈훈한 두 중년의 남자가 만들어낸 화학작용에 어떤 멜로드라마보다도 더 관심이 쏠린다.
seon@osen.co.kr
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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